감사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감사원이 바라본 대학' 감사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2008∼2010년 사립대학 예산회계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전임교원 비율, 장학금 환원율, 신입생 충원율 등 교육여건 요인은 등록금 수준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등록금 의존율이 높거나 당해연도 수입 가운데 지출하지 않은 차기이월자금이 많을수록 등록금이 비쌌고 등록금 외 수입이 많을수록 등록금이 쌌다. 사립대 등록금의 경우 1995년 328만1,000원에서 2010년 753만9,000원으로 연평균 5.3% 증가율을 기록, 대학재정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학등록금이 비싸다고 반드시 교육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등록금과 교육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4개 그룹(조사 대상 152개 사립대학)으로 분류하면 우선 등록금은 높고 교육비가 낮은 대학은 37개교다. 이들은 1인당 등록금(929만9,000원)은 높지만 1인당 교육비(895만6,000원)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중ㆍ하위권 대학이다. 또 지난해 이들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97.8%에 달했으나 취업률은 48.6%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전임교원 비율은 2008년 40.8%에서 2011년 35.4%로 악화됐다. 기숙사 수용률도 다른 대학들보다 현저히 낮았다.
등록금과 교육비가 모두 낮은 대학은 74곳이었다. 주로 지방에 위치해 있고 재학생 평균은 약 6,500명이다.
27개 대학은 등록금과 교육비가 모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울시내 주요 대학으로 대부분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었고 재학생 평균은 1만명 이상이다. 등록금은 낮고 교육비는 높은 나머지 14개 대학은 주로 재학생 수가 2,000명 미만의 종교 특성화 대학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일부 대학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지역적 이점을 이용해 등록금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며 "대학정보공시 등을 통해 대학의 재정 상황 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백서에서 우리나라 대학과 정책당국이 직면한 가장 큰 변화요인은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고용 없는 성장 등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대졸자들의 취업난 심화라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은 4년제 일반대학 중심의 양적 확장보다는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특화된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대학들이 대학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