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도형인 일본과 독일 경제가 약달러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일본의 지난 11월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6.7% 감소, 사상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대형 제조업체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단칸지수도 3ㆍ4분기에 마이너스 24를 기록하면서 지난 2003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혼다 자동차의 아오키 사토시(靑木哲) 사장 등 기업인들이 "엔화 강세 때문에 일본 산업계가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자, 일본 금융당국은 최근 엔화 강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독일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독일의 지난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했지만 산업생산이 마이너스 2.1%로 전망치보다 크게 감소, 본격적인 경기침체와 수출 둔화를 예고했다. 독일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차대전 이후 최악 수준인 마이너스 2%로 전망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독일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며 "앞으로도 달러약세가 지속돼 이들 경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달 들어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10%, 엔화 대비 8% 가량 떨어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로당 달러 환율은 1.3927달러, 달러당 엔 환율은 90.68엔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