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쓸만하면 대기업이 싹쓸이"…中企는 더 고달프다

[창간 기획]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br>1부. 문제는 낡은 교육 <1> 성장엔진 움직일 인재가 없다

LED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의 A사장. 그는 매일 아침 가슴을 졸이며 회사로 향한다. 얼마 전 뽑은 LED 기술개발자가 오늘도 출근했을 지 걱정이다. 공들여 뽑은 연구인력이 아무 말 없이 회사를 떠난 것도 벌써 수 차례. 일반 직원들 보다 연봉을 20%나 더 주기로 했지만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한 게 A사장의 마음이다. A사장은 "올 들어 5명의 연구인력을 채용했지만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겠다며 슬쩍 대기업으로 이직했다"며 "올해 필요한 연구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회사가 생존마저 위협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근무여건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은 더욱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우수인재를 채용하는 것 자체가 여의치 않을 뿐더러 급여나 복지 등에 만족하지 못해 이직하는 경우도 다반사. 최근에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들이 우수 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더욱 가중되는 추세다.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의 관리이사는 "올 상반기에만 20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절반 정도 밖에 뽑지 못했다"며 "대기업들이 고급인력을 싹쓸이 하고 있어 연봉을 많이 준다고 해도 오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휴대폰 부품생산업에 한 임원은 "이직한 인력만큼 꾸준히 다시 채용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의 연속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임금도 점점 높아져 부담이 된다"며 "대기업들이 인력을 싹쓸이했던 올해 초에는 회사가 연구개발이 멈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는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형 인재육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이 인재들의 능력개발에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투자할 수 있도록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인력기술연구실장은 "대학이 연구기능에만 치우쳐 교육과 산학협력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소기업과의 협력에 나서고, 정부도 중소기업이 인재교육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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