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학으로 표현한 일상의 풍경들

최석운 갤러리로얄서 전시회

최석운作 '지하철' /사진제공=갤러리로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휴대폰을 손에 든 채, 눈치 보듯 불안한 시선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나는 잘 있다'). 이어폰을 꽂고 지하철에 앉은 남녀는 피곤에 절어 입까지 벌린 채 졸고 있다('지하철'). 화가 최석운이 그리는 일상의 풍경은 솔직하다 못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정치ㆍ역사의 담론을 거창하게 주장하기 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쉬운 얘기로, 가벼운 풍속화로 그려 낸다. 그의 인물화는 삐딱한 동시에 촌스럽다. 툭 터놓은 우리네 자화상이다. 과하게 멋을 부린 아줌마를주인공으로 한 '외출'시리즈에 대해 작가는 "이토록 천박한 색채만을 골라 그리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아느냐"며 웃음을 터뜨린다. 페르난도 보테로가 뚱뚱함의 미학으로 남미의 정서를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람 뿐만 아니다. 땅에 턱을 괸 개는 눈을 흘기고, 항아리에 올라탄 돼지는 호시탐탐 욕심을 부린다. 작가는 "개와 돼지는 얼굴 돌린 사람의 숨은 속내를 보여주는 보조 장치로서 세태를 풍자한다"고 말했다. 최석운은 1980년대 정치상황에 대한 뼈있는 농담을 만화적 그림으로 표현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만화풍 유머는 뼈있는 농담의 '가림막'인 셈이다. 작가는 "현실을 주제로 한 민중미술과 같은 내용을 다루되, 조선후기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을 통해 소소한 일상을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작 25점이 논현동 로얄빌딩 내 갤러리로얄(대표 김세영)에서 14일까지 전시된다. 갤러리로얄은 욕실문화업체 로얄&컴퍼니가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02)514-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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