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리딜딩 파이낸스] 상품·가격·판매규제 사라져 '성역없는 전쟁'… 대형사도 소형사도 "시장 잃을까" 전전긍긍

■ '가보지 못한 길' 들어선 보험업계

보험산업이 내년부터 겪게 될 개혁의 강도는 다른 업종과는 차원이 다르다. 근간이 되는 상품과 가격, 판매 채널 등 모든 부문의 각종 규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2020년에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대한 대비도 내년에는 시작해야 한다. 주요 보험사 관계자들은 내년도 경영환경에 대한 질문에 한결같이 "예측하기 힘들다"고 답하면서 난색을 보였다.

우선 보험사들이 꼽는 내년도 가장 큰 이슈는 금융당국발 규제완화 조치다. 보험상품사전신고제가 내년 4월 폐지되고 위험률이나 이자율에 대한 규제도 단계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보험상품 설계기준도 자율화돼 면책기간이나 장해등급별 보험금 설계 및 해약환급금 계산과 같은 기준이 삭제된다.

이 같은 상황은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이다. 혁신적인 상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끌고 고객몰이에 성공할 수 있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의 손해율 급등으로 역마진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특화된 영역에 맞춰 시장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신규 상품 설계에 따른 부담으로 서로 간 탐색전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IFRS4 도입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020년부터는 보험사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돼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보험사 부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보험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IFRS4 도입 시 보험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RBC)은 현재 286%에서 115%로 급락한다. 금융당국이 건전성을 위해 최저한도로 설정한 150%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상품 경쟁력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는 대형 보험사는 예전에 팔았던 고율의 상품이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형사가 가진 가격 경쟁력과 상품 개발력 때문에 현 수준의 시장까지 빼앗길까 전전긍긍한다.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 출시 및 보험사를 낀 인터넷전문은행 출시에 따른 보험 채널 다변화 등도 내년도 주요 지각변동 요소 중 하나다. 대내외적인 규제와 채널 등 보험산업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도 보험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고 치열한 경영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경쟁력이 뛰어난 회사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도태되는 무한경쟁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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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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