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준기 동부 회장 꿈 영그나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 2002년 그룹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다. 반도체를 주력사업으로 정하고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아남반도체(동부전자와 합병해 동부하이텍으로 바뀜)를 인수했던 것. 그룹의 명운이 걸린 투자에서 당시 김 회장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을) 7~8년 앞당길 수 있다”며 통 큰 베팅을 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도박에 나섰다고 입을 모았다. 그 이후 동부하이텍이 경영난에 빠졌고, 금융위기마저 겹치면서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회장이 평소 추구해 왔던 ‘글로벌 엑설런트 기업’이라는 동부의 미래 비전마저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동부의 미래 비전을 그리겠다는 김 회장의 도전은 계속됐고, 그 결과물은 최근 하나 둘 가시화 되고 있다.

우선 그룹의 큰 걸림돌 이었던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사업 초기 2조4,000억원에 달했던 동부하이텍의 부채는 2010년 현재 1조원 가량으로 줄었고, 현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4,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또 조만간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힘입어 2분기 이후부터 100%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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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변화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동부정밀화학이 다사로봇의 경영권을 인수, 로봇사업에 뛰어 들었다. 또 동부한농을 동부하이텍에서 분사시켰다. 동부한농은 종전 농업 분야뿐 아니라 바이오 분야, 농산물 가공ㆍ유통 등 신사업에도 진출한다.

제철 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제철의 최근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토대로 열연사업과 냉연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남아프리카 공화국 광산 개발 등 자원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역시 첫 발을 디뎠다. 지주회사 전환은 동부그룹의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이의 일환으로 동부그룹은 지난 6일 동부정밀화학과 동부CNI 합병을 결의했다. 동부정밀화학을 사업형 지주회사로 하고, 그 밑에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두는 동부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동부그룹의 총 매출은 2005년 10조원 안팎에서 지난해 말에는 15조원으로 늘었다, 자산도 이 기간 동안 15조원에서 26조원으로 늘었다. 김 회장의 ‘뚝심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와 임원회의 등을 통해 “지난 40년 간에 걸친 경영 노하우를 토대로 철강ㆍ금속, 농자재ㆍ식품, 정보ㆍ통신 등 10대 사업분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어려운 중에서도 그룹 성장은 쉼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그룹 내에서는 큰 변화들이 있었다”며 “그런 변화가 동부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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