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토요타 스포츠카 86

밟는대로 쭉쭉… 달리는 맛 일품


토요타가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 고지에 오르기 위해 볼륨 모델 양산에만 집중했던 2007년. 토요타 내부에서 "우리도 새로운 콘셉트의 스포츠카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토요타가 출시한 경량 후륜 스포츠카 '86'은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됐다. 그러나 토요타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소요시간)과 같은 수치에 목표를 두지 않았다.


타다 테츠야 86 수석 엔지니어는 "대신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에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86의 미디어 시승회는 전남 영암의 F1서킷에서 열렸다.

디자인부터 살폈다. 쐐기 모양의 헤드램프가 인상적인 전면이 당당해 보인다. 중앙부에 굴곡이 잡힌 루프(차체 지붕)을 거쳐 리어 휀더까지 떨어지는 차체 실루엣은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이다. 토요타에서도 가장 자신하는 디자인 포인트가 측면의 실루엣이었다.

인테리어는 '스포츠카스럽게'꾸며졌다. 각종 버튼은 투박하지만 편의성을 높였다. 지름이 365mm에 불과한 스티어링휠이 눈에 들어온다. 그립감이 좋다. 버킷시트 역시 몸을 감싸주는 느낌을 주면서도 편안하다.


운전석에 앉았다. 조금 과장하면 바닥에 주저 않은 기분이다. 86의 시트 포지션은 40mm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달리기 전에도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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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자마자 스포트카 특유의 엔진음이 출발 준비를 알린다. 토요타는 배기음에도 공을 들였다. 저속과 고속에서의 엔진 소리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시승코스인 영암 F1서킷은 5.615㎞ 길이의 주행코스로 1.2㎞의 직선 주로와 피니시라인에서만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크고 작은 커브의 연속이다.

서킷 여섯바퀴를 돌면서 운전의 재미가 더해져 갔다. 86의 캐치프레이즈 '86 makes driver'그대로다. 시속 150km를 훌쩍 넘긴 속도에서 차체가 노면에 착 붙어 가는 느낌이 전달된다. 저속은 물론 고속 슬라럼 구간에서는 '칼 같은'핸들링이 입증됐다. 토요타측은 차량 앞 뒤가 53대 47인 무게 배분이 민첩한 코너링을 가능하게 한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86의 주행감은 스바루와 공동으로 개발한 배기량 1,998㏄의 가솔린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이 큰 힘이 됐다. 최고출력 203마력(7,000rpm), 최대토크 20.9㎏ㆍm(6,400~6,600rpm)으로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하 진동이 없는 엔진이 매끄러운 주행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돕는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 차는 '달리는 맛'을 느끼기 위한 차라는 점이다. 효용성이 떨어지는 뒷좌석 공간이나 매립형 내비게이션 등 편의 사양이 없는 점이 불만이라면 다른 차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한국토요타는 3,890만원(수동변속기), 4,690만원(자동변속기)의 가격으로 월 3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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