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년 글로벌 자금 안전자산→주식 이동 예상"

■ 블랙록·피델리티 자산운용 전망<br>美경제 호전속 신흥국도 두드러진 실적 예상<br>주가 조정으로 배당금 등 투자매력도 높아져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 매니저

이완 카메론 와트 블랙록 CIO

내년 주요국 경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자금도 안전자산에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고조될 경우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견조한 한국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17일 오는 2013년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글로벌 증시 흐름이 낙관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안전자산의 투자매력이 줄어드는 대신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랙록자산운용은 최근 미국이 다른 선진국 경제보다 앞서가고 이머징 국가의 실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리주의 시대(Age of Separatism)'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대신 '글로벌 경제침체'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은 올해보다는 많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리처드 어윈 블랙록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7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을 내놓을 때보다 시장상황이 낙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다수의 핵심 성장 지표와 리스크 신호도가 2013년을 앞두고 상승하고 있어 긍정적 서프라이즈의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시장 유동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인해 현재 주식자산은 배당률 측면에서 투자매력이 증가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확대에 따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완 카메론 와트 블랙록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재정절벽 문제 등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단시일 내 인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년 하반기 고용 증가율이 상승하는 신호가 나올 경우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기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이 약간의 신호만 내보도 현재 현금과 저수익 채권에 들어 있는 자금들이 급속히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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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단연 돋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이머징 마켓. 특히 한국 증시가 중국과 미국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태우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내년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률이 올해 30% 수준에서 1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글로벌 평균(11.4%)이나 이머징 마켓 평균(12.7%)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는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원화강세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2000년과 비교할 경우 원화강세가 한국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를 감안할 경우 확장적 통화 정책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럴 경우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러스 코스테리히 블랙록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시장은 연준보다 한발 앞서서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 채권 수익률이 조금만 상승해도 채권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현재 안전자산인 채권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변하면서 특히 미국과 영국∙독일 등 핵심 국가의 국채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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