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 고급주택시장 찬바람 부나

저금리에 물량 늘었지만 수요 적어 가격 하락 조짐

7년간의 '제로금리'로 활황을 구가하던 미국 뉴욕의 고급주택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WSJ)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낮은 금리를 기반으로 고급주택이 급증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WSJ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센트럴파크 남쪽 57번가의 고급아파트 '원57(ONE 57)'의 한 가구주가 불과 8개월 만에 이 아파트를 손해를 감수하고 되팔았다. 유럽 출신인 주택 소유주는 지난 4월 이 아파트를 2,030만달러(약 237억8,700만원)에 매입했으나 최근 1,899만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131만달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아파트를 처분한 셈이다. 이 가구주는 당초 매입가보다 160만달러 높은 2,190만달러에 아파트를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자 가격을 낮췄다고 WSJ는 전했다. '원57'에는 이 주택을 포함해 현재 9개가 매물로 나온 상태다.

맨해튼의 대표적 고급주택인 원57의 가격 하락은 고급주택 시장 위축을 상징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부동산중개업자 도너 올션은 "뉴욕 아파트라고 해서 값이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로 지은 고급주택이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미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활황세다. 전미부동산협회에 따르면 11월 거래된 주택의 중간값은 22만3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오르면서 4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주택거래량은 급감했다. 11월 기존 주택거래량은 전년 대비 10.5% 줄어 201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10월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규제 강화 법안 때문이다. 새 규정은 주택담보 대출자가 대출 받기 전 5일간 숙고할 기간을 갖도록 의무화했다. 이 규정으로 주택거래에 소요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11월 주택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협회 측은 "11월 거래량이 새 규제 도입이라는 일회성 요인 때문에 감소했지만 주택 수요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