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신뢰도 높아져 투자매력" 노크

■ 대형 외국계펀드 몰려온다건실한 산업구조.경제회복 빨라 긍정평가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투자는 한국이 믿을만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늘어나는 외국인투자는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경제전반에 걸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외국인 투자 증가→주가상승→은행민영화 등 구조조정 촉진→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구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의 내용도 좋은 편이다. 대형투자회사에 의한 중장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외국계 대형 펀드의 한국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변수도 만만치 않다. 엔저 현상과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 등 국내외 현안이 여전하며 우리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회복이 확실한 가시권에 들어오지도 않은 상태다. 이는 역으로 불확실한 변수들이 제대로 풀릴 경우 그 반사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클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 외국계 펀드, 왜 관심 늘릴까 상대적으로 건실한 산업구조와 구조조정 노력, 중장기 비전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와중에서도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플러스 성장했다는 점을 외국인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마크 코긴스 HSBC증권 아시아 책임자는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증시의 매력"이라고 손꼽았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장의 장담대로 미국경제가 되살아 날 경우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 역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주식투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특히 침체기에 빠져 있지만 남다른 IT산업인프라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중장기 투자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미국 뮤추얼펀드가 순유출세로 돌아서고 특히 아시아지역에 주로 투자되는 이머징펀드 등은 2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음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그만큼 한국이 매력있는 투자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 언제까지 이어질까 도이체방크의 투자설명회에 초청되는 금융회사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대형투자회사들이다. 이들은 꾸준하게 중장기 투자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 박윤수 전무는 "최근 한국 주식 매수를 재개한 외국인들은 헤지펀드보다 뮤추얼펀드가 많다"며 "장기투자 성격의 자금유입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집중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기존 투자자금의 순환매 성격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글로벌펀드의 신규자금 유입이 많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새로운 외국인 자금은 주가 상승과 주식시장 규모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작년 말까지 주식시장을 관망하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외국인 장기투자 증가를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관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국내 은행마저 주식투자 규모를 2배 늘릴 계획이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장세를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구조조정 등 경제 전반에 활력줄 듯 주가가 오르면 무엇보다 구조조정이 탄력받게 된다. 특히 은행의 주가가 오르면 은행 부실여신 처리에 쏟어부었던 공적자금의 회수가 빨라질 수 있다. 이 경우 구조조정 성과가 보다 분명해지고 깨끗해진 은행들은 말끔히 수리된 엔진처럼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는 한국경제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며 새로운 외국인 투자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 엔화 급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실과 환투기 자본의 이동,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자동차 처리 등 난제가 여전하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늘어날 경우 원화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원ㆍ엔환율 하락세를 가속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의 규모보다도 내용을 보다 견실하게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시장을 중장기 투자대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기업투명성 제고, 배당 현실화 등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가 발등에 떨어진 셈이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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