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차 패배감에 허탈... 공격경영 다짐

27일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경영자협의회 회장 퇴진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에 의해 확인되자 정몽구 회장의 베이스캠프였던 현대자동차의 분위기는 폭풍 뒤의 고요를 방불케 했다.지난 2주간 가까이 정몽헌(鄭夢憲) 회장간의 진검승부를 위한 교두보로써 매일 전시를 방불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차 직원들은 정몽구·몽헌 회장간의 결투에서 주군인 정몽구 회장이 패배한 것에 대해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이젠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들은『지난 26일 鄭명예회장이 정몽구 회장을 경영자협의회 회장직을 유지하도록 결제한 서류에 남긴 친필 서명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조조정위원회의 김재수(金在洙) 위원장은 鄭명예회장의 친필 서명 여부를 따지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서명의 진위 여부에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일단 정몽구 회장측은 서명 진위 여부에 대한 확전을 거둬들인 채 기업 분위기를 추스리고 공격적인 회사경영에 나설 의사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최근 기아자동차 인수경험이 있는 실사팀과 태스크포스를 구성, 대우차에 파견해 정밀한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지난 98년 12월 기아자동차 인수를 추진할 때도 주위에서 어려운 게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며『결국 기아차 인수에 성공했듯이 대우차 인수건도 성공하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의적인 것으로 비쳐지던 대우차 인수를 성공시켜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건재함을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한편 이번 인사 파문 정리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자동차 소그룹 분리작업은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측은 현대차를 비롯한 계열사 조기 분리에 대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오는 5~6월을 분리 시점으로 잡았으나 이번 인사 파동으로 작업이 지연된 데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과의 처리 과정 등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의 주요 주주인 현대건설이 정몽헌 회장의 계열사여서 향후 형제간 지분 정리에 대한 의견 조정이 필수적이어서 당분간 분리문제는 소강상태를 나타낼 전망이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3/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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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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