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원자재 대출사기 스캔들 글로벌 은행에 불똥

WSJ 원자재 담보대출 최대 1조2,000억달러

대출 회수하며 구리 등 일부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의 원자재 대출 사기 스캔들이 중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까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은 씨티그룹을 포함한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대출의 담보로 잡은 원자재 규모가 장부상에 기재된 것보다 적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사실확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NYT는 씨티은행이 직원들을 현장에 보냈지만 항만측이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외부 관계자의 창고 접근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칭다오 공안은 칭다오 항구가 관리하는 항구 중 하나인 다강항에 보관 중인 구리와 알루미늄의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원자재 대출사기 스캔들은 중국 원자재 수입업자들이 칭다오항에 보관 중인 구리ㆍ알루미늉 등 원자재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며 원자재 규모를 허위로 기재해 중복 대출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혐의를 받고 있는 알루미늄 생산업체 더정자원의 창업주 첸지홍은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더정자원 계열사가 알루미늄 10만톤과 구리 2,000~3,000톤을 담보로 10억위안 규모의 중복대출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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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씨티그룹이 스위스 원자재 업체인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의 중개로 더정자원에 원자재 담보 대출을 제공했지만 이미 지난달 28일 머큐리아측이 씨티그룹에 금속 창고에 부적절한 행위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더정자원이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운영되는 계열사를 통해 9개의 은행에서 대출을 더 받았으며, 여타 원자재 업체들의 대출까지 합친다면 피해규모가 1조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내 은행들도 원자재 대출사기 스캔들에 휩싸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신그룹(시틱그룹) 계열 중신자원이 원자재 사기 대출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고 여타 원자재수입 업체들도 조사를 받으며 5월 이후 중국내 원자재 담보대출은 씨가 마른 상태다. FT는 이러한 담보대출이 그림자금융을 통해서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중국 금융시장 부실 문제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대출사기를 계기로 은행들이 중국에서 원자재 대출을 회수, 담보로 잡은 원자재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며 구리ㆍ알루미늄 등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실제 대출사기 스캔들이 터진 후 지난주 구리 가격은 4%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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