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 중 다음커뮤니케이션·서울반도체·지오다노·메가박스는 단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고용 근로자 300명이 넘는 명품업체 루이비통코리아와 프라다코리아도 단 한 명의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2011년 말 기준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상시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 1,994곳의 명단을 2일 발표했다.
이번에 명단이 공표된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의무고용률(2.3%)의 60%인 1.3%에 미달하는 기업이다. 전체 1만1,873곳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2.3%에 못 미친 업체는 절반이 넘는 6,016개였으며, 의무고용률 1.3%에 미달한 업체는 전체 25.8%가 넘는 3,068개 기업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 4월초 3,068개소에 상반기 명단 공표에 대한 사전예고를 한 후 장애인 고용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 1,074개소를 제외한 1,994개 기업을 최종 공표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1,994개 기업 가운데 장애인 고용을 단 한 명도 하지 않아 장애인 고용률이 0%인 기업들은 956개소로 무려 47.9%나 됐다. 956개소 중 891개가 100명 이상 300명 미만 기업이었지만 500명 이상 대기업들 중에서도 18개 기업이 장애인 고용률 0%를 기록했다.
1,000명 이상 기업 가운데는 다음과 서울반도체가 한 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았고 500~1,000 기업 중에는 넥솔론, 태평양에이아이엠 등 16개 기업이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았다. 300~500명 기업은 현대종합상사 등 47곳, 100~300명은 코리안리재보험과 프라다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등 891곳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최저임금액 수준(1인당 95만7,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0대 기업 소속 609곳 중에서는 458곳(75.2%)이 의무고용률 2.3%를 위반했으며 명단 공표 대상인 1.3%에 못 미친 기업도 233곳(38.3%)이나 됐다. 기업별로는 GS(0.89%), LG(0.99%) 등은 1%에도 못 미쳤고 SK(1.09%)·한진(1.1%)·동부(1.2%) 등도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기업들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애인들을 위한 마땅한 직무가 없다는 게 이들 기업의 변명”이라며 “특히 국내의 경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낮은 장애인 고용률을 보이고 있어 더욱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프랑스·독일 등의 경우 규모가 큰 기업일 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높은 실정이며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규모를 막론하고 2.8~6.2%의 장애인 고용률로 국내 기업들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993년부터 17년 간 유지돼온 민간 기업(50명 이상)의 의무 고용률 2.0%를 ▦2010년 2.3% ▦2012년 2.5%로 인상한 데 이어 2014년에는 2.7%까지 상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