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배낭·가방 현지생산 '씽씽'신라백(대표 이종욱)은 베트남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회사가 위치한 곳은 호치민시 북서쪽 외곽의 빈찬(Vinh Chanh) 지구 빈트리(
Vinh Tri). 현대건설이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70년대초 건설한 '따이한 로' 끝자락이다. 2,000평 남짓한 공장 안에는 1,600여명의 베트남 처녀들이 무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천을 자르는 손길이 분주하고 반대편에서는 꼼꼼한 재봉질을 거친 배낭들과 가방들이 쏟아져 나온다.
공장 앞마당에서 컨테이너에 담긴 배낭들은 세계적 스포츠 메이커인 리복(Reebok), 퀵실버(Quick silver)로 공급된다. 생산제품 전량이 수출되는 것이다. 올 수출목표는 1,000만달러.
지난 98년 현지인 소유의 공장을 빌려 배낭과 가방을 만들기 시작한 이종욱 사장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5년만에 매출 규모를 10배로 불려놓았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강한 신뢰를 심어준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공장장 역할을 하고 있는 신두석 부장은 "베트남에서 물건을 만든 후 선적날짜를 어긴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자랑한다.
밤을 꼬박 새서라도 고객과의 약속은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는 게 신라백의 철학이다. 그래서 신라백은 호치민에서 '일벌레 집단'이란 별칭도 얻었다.
경쟁이 치열한 저가품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차별화한 전략도 주효했다.
요즘은 일이 더 바쁘다. 빈트리 공장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제2공장을 새로 짓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2공장은 4,300평 남짓한 크기로 첨단 봉제시설로 갖춰졌다.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리기 위해 새 공장을 짓고 직원들도 1,000명 정도 충원했습니다" 이종모 영업담당이사의 말이다.
신라백은 지난해말 베트남과 미국간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이 미국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매겨지는 평균 관세가 40%에서 4%로 낮아져 가격경쟁력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이 이사는 "미국시장을 주타깃으로 앞으로 5년 안에 매출 규모를 3,000만달러까지 키울 생각"이라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호치민=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