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부부·형제 나란히 영예
제42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801명 가운데는 부인의 뒤를 이어 합격한 남편, 눈물의 15전 16기, 고시 4관왕, 형제 합격 등 이색적인 합격자들이 대거 나와 관심을 끌었다.
합격자 박영구(33)씨는 지난해 제41회 사시에 합격한 부인 김현옥(31)씨의 뒤를 이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박씨는 "사법연수원생으로 힘들게 공부하면서도 아무런 불평없이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합격소감을 밝혔다.
또 국세청 국제업무과 이상우(30)씨는 이번 사시 합격으로 행정고시(재경)을 비롯해 국내ㆍ국제 공인회계사 등 고시 4관왕에 올라 '고시맨'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지난 91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씨는 이후 공군 중위로 복무할 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제대 후 국세청에 근무하면서 국제공인회계사 시험에도 잇따라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법시험준비를 위해 지난 99년 국세청을 휴직한 그는 "앞으로 사법연수원을 마친 뒤 국세청에 복직해 국제회계 및 소송관련 세무업무를 계속 담당하고 싶다"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최고령 합격자인 박영만(44)씨는 15전 16기의 영예를 안아 인간승리를 일궈낸 인물이다.
박씨는 풍요롭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를 마친 뒤 한때 직장생활을 하다 한국방송통신대에 진학, 85년부터 사시 준비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고졸 학력에다 나이가 들어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사시를 택했다"며 "지금껏 낙방할 때 마다 가장으로서 제구실을 못한다는 생각에 방황도 많이 했지만 그때마다 참고 위로해준 아내가 그지없이 고맙다"고 밝혔다.
형제가 나란히 시험에 합격한 사례도 나왔다.
지난 93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손동우(32)씨와 중앙대 법대 4학년에 재학중인 동환(29)씨과 바로 그 주인공. 동우씨는 "동생보다 1년 늦은 98년부터 공부를 시가하면서 동생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