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을유년 황금닭을 키우자

특허청장 김종갑

갑신년이 저물어간다. 이제 2주일여 후면 을유년 닭의 해가 시작된다. 어느 한 시중은행은 지난 11월 말부터 “부자되세요!”라는 신년인사와 함께 닭띠 해 희망을 상징하는 황금빛 달걀을 고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오늘은 어렵더라도 내일의 희망을 키워가자는 메시지가 좋아 보인다. 흔히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을 일컬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한다. 왜 하필 거위알일까. 달걀보다 크기 때문에 기왕이면 큰 금덩어리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심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리라. 그러면 우리에게 있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산업은 무엇일까. 정보통신ㆍ생명공학ㆍ나노기술ㆍ문화ㆍ환경ㆍ우주 등 이른바 6T산업이 제시되기도 하고 지난해 업계ㆍ학계ㆍ정부가 공동으로 발굴한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이 거론되기도 한다. 모두 기술 수준이 높고 시장성이 큰 부문이다. 일등만이 살아남는 글로벌 시대에서 선진국과의 일전불사의 각오로 우리의 거위를 키워나가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과거 이동통신산업에서 보듯이 신산업이라고 해서 모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끊임없는 기술혁신이 없다면 황금알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주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대를 초월해 영구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없다. 산란기만큼에 한정된 짧은 기술독점의 기회가 있을 뿐이다. 수요는 변화하므로 효자산업도 부침이 있게 마련이다. 정확한 시장전망과 꾸준한 투자만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닭의 해인 을유년에는 일확천금을 노려 닭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닭을 잘 길러 황금알 같은 ‘영양란’이 계속 생산되도록 환경조성에 노력해야 되겠다. 정부는 오는 2006년에 세계 최단기간 내에 세계 최고 품질의 지재권 심사ㆍ심판을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심사인력 확충과 인프라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과학기술자ㆍ기업인ㆍ발명가들 모두가 한층 더 밝은 희망을 갖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지식재산 행정도 황금닭을 키우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간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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