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지속적인 '마라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동안 통화완화 정책에 미온적이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실행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10일 IMF는 연차총회를 앞두고 '글로벌 정책 어젠다'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미약한 경기회복세를 더 신속하고, 균형 잡힌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도전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 통화정책 공조 분열, 러시아와 서방 간의 지정학적 갈등,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진국의 저물가 상태 장기화,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 둔화, 미래 성장 잠재력 하락 등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화정책과 관련,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이머징국가들의 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 시사 방침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ECB 정책결정권자들이 경제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양적완화 시행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 유로 경제 하강 위험이 크다"면서 "ECB가 더 빨리 움직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더 견고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지속적인 구조개혁을 포함한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각국 정부에 성장친화적 정책시행을 요구했다. 구조개혁과 관련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 시장뿐 아니라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으며 미래 성장을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또 중국과 미국의 비은행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보강하기 위해 금융개혁이 필요하며 이밖에 이머징국가의 높은 기업부채 비율도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