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구업체 광고전략/“무명모델 기용 제품에 포커스”

◎스타 내세우면 가구 눈에 안띄어/TV드라마 협찬 간접 광고도 불황·효과의문… 자제가구광고는 화장품광고와 쌍벽을 이룰 만큼 미녀스타, 일명 빅모델이 많이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주소비층이 신혼부부인데다 「미」라는 부분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진실, 김희애, 채시라, 배종옥, 김희선 등 내놓으라 하는 톱스타들치고 가구광고에 한번쯤 얼굴을 내밀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요즘에는 인기탤런트인 김남주가 결혼과 혼수에서 여성의 의견을 당당히 내세우는 모습으로 TV화면에 등장하고 있으며, 신세대 스타인 김지호와 최지우도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처럼 빅모델이 등장하는 빈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신 제품 자체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광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보루네오가구의 연작사진기법 광고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는 이 광고는 첫 장면인 침실이 카메라 줌 아웃과 함께 노트북 화면속으로 들어간다. 뒤이어 이 장면은 사무실로 바뀌고 계속해서 카메라가 줌아웃되면서 사무실→부엌→거실→침실로 되돌아 온다. 보루네오가구가 빅모델 대신 이같은 광고를 제작한 것은 가정용가구, 부엌가구, 사무용가구 등 제품 자체를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한샘 역시 그동안 김희애, 전인화 등의 빅모델을 기용하다 최근 최나경이란 무명모델로 교체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부엌, 한샘 메이컵」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이 광고는 무명모델을 씀으로 해서 상대적으로 제품에 포커스를 맞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 가구업계의 광고전략 변화는 TV방송사와의 협찬 형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사실 지난 90년초 이후 가구업체와 TV방송사는 협찬이란 끈을 통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TV방송국으로선 고가의 가구를 거의 무료로 촬영에 활용할 수 있으며, 가구업체는 드라마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보루네오가구는 MBC의 히트작인 신데렐라와 SBS의 모델, 그리고 KBS 2TV의 욕망의 바다에 가정용가구와 사무용가구등을 협찬해 재미를 봤다. 또한 최근에는 SBS의 이웃집 여자, KBS 1TV의 정때문에 등에도 가구를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가구업체들이 TV방송사에 가구를 협찬하는 것도 이제는 예전같지 않다. 상당수의 업체가 협찬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협찬에 대한 자세도 역전되고 있다. 즉 몇년전만 하더라도 협찬에 적극적인 것은 가구업체였지만 지금은 TV방송사가 더 적극적이라는 게 가구업체들의 주장이다. 또한 이전에는 대형가구업체들이 TV방송사와의 협찬을 독식했지만 지금은 파로마 등 중소가구업체들이 삼삼오오 군을 이루어 협찬에 응하고 있는 상태다. 가구업체의 TV 의존도는 상당하다. 이는 국내 가구업계가 지난해 TV, 신문, 잡지, 라디오 등 4대 매체에 쓴 광고비 내역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의 4대 매체를 통한 광고비용은 총 6백23억원이며, 이중 TV가 전체의 61.6%인 3백83억원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구업체들이 서서히 협찬이란 무대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은 투입되는 비용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자체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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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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