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6일 감사원이 발표한 카드특감 결과에 대해 금감독위원회와 함께 공식 입장을 내고 "카드사 유동성 위기와 금융시장불안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또 "앞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유지를 위한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같은 공식입장외에는 개별적인 언급을 삼가며 조심스럽게 반응했지만 편치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감사원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금감원에 똑같이 주의 조치를 취함에따라 금감원이 카드 부실의 `원흉'이라는 오명은 면할 수 있게 됐지만 김중회 부원장에 대한 `인사자료 통보'라는 조치가 취해진데 대해서는 형평성 차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재경부와 금감위 공무원은 문책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금감원에 책임을 떠넘기는처사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100% 잘했다고 얘기할 것은 못되지만 그 당시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금감원은 그간 카드부실은 감독소홀보다는 정책실패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주장을 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1년 7월 카드사의 현금대출비중을 규제하자는 금감원의건의를 재경부와 규제개혁위원회가 묵살한데 이어 길거리 모집 규제도 규개위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같은해 12월에는 카드발급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규개위 심의과정에서 발급기준이 크게 완화됐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같은 규제방안을 지속적으로 요청, 2002년 7월 이후 단계적으로 재규제가 이뤄지긴 했지만 그간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10배나 늘어나는 등 문제가 심화된 상황이어서 카드위기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