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아공 월드컵] 유럽 창끝에 속수무책… 남미돌풍은 없었다

브라질·아르헨 동반 탈락… 우루과이만 4강行<br>스페인은 파라과이 꺾고 60년만에 준결승 진출



"브라질 국민들이 비통해하는 것을 안다. 선수들도 락커에서 함께 울었다." (브라질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 "내 생애 가장 힘든 날이다. 복싱선수 무하마드 알리에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아르헨티나 대표팀감독 마라도나}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4강 무대를 '코파아메리카(남미 국가간의 축구선수권대회)'로 꾸미려 했던 남미의 야망은 힘없이 허물어졌다. 세계랭킹 1위 브라질이 네덜란드에 1대2로 역전패해 탈락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도 독일에 0대4로 대패하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에서 남미팀의 숫자가 유럽팀을 초과하며 '남미 대 비(非)남미'의 대결이 이뤄졌으나 남미팀은 모두 유럽에 패하며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8강에서 아프리카팀인 가나와 맞붙은 우루과이만 핸들링 반칙을 이용해 남미팀 가운데 유일하게 준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동반 탈락의 충격= 브라질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전반 8분 브라질의 호비뉴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8분 네덜란드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네덜란드의 공격수 스네이더르가 찬 슛이 브라질 수비수 멜루의 머리에 스치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에서는 브라질의 자책골로 기록됐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가 종료된 뒤 스네이더르의 골로 최종 판정했다.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는 후반 23분 스네이더르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질을 격침시켰다. 이날 2골을 기록한 스네이더르는 득점 공동2위(4골)로 뛰어올랐다. 이번 대회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아르헨티나는 4일 열린 8강전에서 독일에 호되게 당했다. 전반 3분 독일의 토마스 뮐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후반 23분부터 20분 동안 무려 3골을 허용하며 참패했다. 이날 2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월드컵 통산 14골을 기록하며 호나우두(브라질)가 갖고 있는 역대 최다득점(15골)에 1골차로 다가섰다. 같은 날 열린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경기에서도 스페인이 다비드 비야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스페인은 후반 38분 페드로가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비야가 재차 차 넣으며 결승골을 기록, 60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남미는 이번 월드컵에서 5팀이 모두 16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일부 남미 축구팬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8강전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동반 탈락하면서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남미 언론은 자국의 탈락 소식을 비통하게 전달했다. ◇유럽-남미의 교차 우승 공식도 사라지나= 유럽과 남미는 지난 1962년 칠레 대회 이후 예외 없이 번갈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공식대로라면 이번 월드컵에선 남미팀이 챔피언이 될 차례이다. 하지만 남미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탈락해 이 공식이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남미의 유일한 희망은 16강전에서 한국에 줄곧 밀리다가 골 결정력에서 앞서 승리했던 우루과이이다. 우루과이는 가나와의 8강전에서도 경기력에선 뒤졌으나 운이 따라줘 승리를 거뒀다. 우루과이는 가나와 1골씩 주고 받으며 연장전에 돌입한 뒤 연장후반 추가시간에 패배 직전까지 몰렸었다. 가나의 도미니크 아디이아가 시도한 헤딩슛이 골문으로 향했으나 공격수 수아레스가 손으로 볼을 쳐냈다. 심판은 수아레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아사모아 기안이 찬 페널티킥은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튕겨 나왔다. 가나는 이어 벌어진 승부차기에서 2대4로 패했고,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의 '신의손'에 힘입어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수아레스가 7일 오전3시30분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4강전에 나올 수 없어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우루과이가 네덜란드를 넘지 못한다면 유럽-남미 교차우승 공식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깨지게 된다. 한편 독일과 스페인의 4강전은 8일 오전3시30분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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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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