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3일] '달러 캐리' 후폭풍에 적극 대비할 때

미국의 초저금리와 약달러를 이용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급증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원자재시세가 급등하고 있고, 외환ㆍ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통화전쟁'의 전운도 고조되고 있다. 저금리로 조달해 수익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언제든지 빠져 나갈 수 있는 핫머니라는 점에서 시한폭탄이다. 달러캐리자금은 경제위기 초기 글로벌 외화유동성부족을 해결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산버블을 조장하고 국제원자재시세를 급등시킴으로써 세계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달러캐리자금이 국내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들어 9월말까지 외국은행 국내지점 차입금이 44억달러나 늘어나는 등 자본수지가 23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달러캐리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우리 경제에 달러 캐리는 '양날의 칼'이다. 국내에 들어온 달러자금은 원화로 바꿔야 하는데 이로 인해 원화의 고평가 등 환율왜곡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환율상승은 결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약화와 수익감소로 이어져 4ㆍ4분기부터는 성장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유입도 문제이지만 유출도 걱정거리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 등 미국이 출구전략을 본격시행할 경우 달러캐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붕괴가 우려된다. 세계은행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 세계의 돈이 갑작스럽게 몰려 주식과 부동산가격의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국은 외화자금의 유출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달러캐리자금이 대거 빠져 나갈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전환토록 유도하는 등 외채상환기간을 적절히 분산시켜 외화상환의 불일치에 따른 시장충격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달러화 가치의 불안정성이 점증하고 있는 만큼 외환보유 등 외환정책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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