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미 수출 확대로 고용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주무부처 장관이 업계 관계자를 격려하고 애로사항 등의 의견 수렴을 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권도엽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업계 관계자 9명이 참석했다.
권 장관은 "FTA 발효를 계기로 소비자들과 수시로 교감하며 소비자와 한결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고 정진행 현대ㆍ기아자동차 사장은 "자동차 안전기준에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화가 중요하다. 정부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단어 하나라도 놓칠세라 기자들은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때 "기자들 배고프실 텐데…"라는 장관의 말에 공무원들과 기업 관계자들이 합세해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서둘러 자리를 피해줄 것을 종용했다. 애초 이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언질은 없었다.
언론에 공개하기 힘들 만큼 민감한 얘기가 오갈 듯해서였을까, 아니면 딱히 알맹이도 없는 자리에 기자들이 펜과 수첩을 꺼내 들고 있는 상황이 부담스러워서였을까.
전자라면 출입기자단이 참여하는 자리로 기획하지 말았어야 했다. 후자라면 '오버'다. 기삿거리가 되고 안 되고는 기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 정부 부처가 넘겨짚을 문제가 아니다.
기자들은 간담회를 마친 장관과 5분 남짓 질의 응답을 했다.
권 장관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자동차 안전기준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그룹이 구성되면 업계의 의견을 듣고 협의도 하면서 기준을 맞춰가겠다"고 짧게 말했다.
권 장관은 또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감'을 강조했다. 분명 간담회에는 정부와 업계가 교감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뻣뻣한 국토부는 기자들이 '현장'을 기록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기자들은 장관의 말로 가공된 교감을 건너 들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