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 중국 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은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유전자 조작 옥수수 54만5,000톤을 중국 정부의 인가기준에 없는 유전자 성분 포함돼 있다며 검역 불합격시키고 선적지로 돌려보냈다.
질검총국은 미국산 옥수수가 방충기능을 강화하는 유전자인 'MIR 162가 포함돼 있으며 이 유전자는 중국 농업부의 인가를 받지 못한 만큼 중국에 들여올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중국이 수입하는 옥수수의 94%를 미국에서 수입하면서도 과감하게 퇴짜를 놓은 이유는 일단 표면적인 유전자 변형물질이 중국 땅에 들어올 경우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옥수수에 포함된 유전자 변형물질이 콩 등 중국이 주로 재배하는 작물에 영향을 미칠 경우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가뜩이나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입농산물로 인해 중국 내 옥수수 재배 농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중국의 옥수수 작황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2억 1,500 만톤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증가분만큼 굳이 수입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미국이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를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옥수수 국제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되돌아오는 옥수수는 농가에게 부담이다. 일단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보다는 중국 당국과 먼저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무역보복 등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을 태세다.
미국과 중국사이에 옥수수 통상전쟁이 터지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