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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사거리에서 천호대로와 연결되는 상일로 변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과 카페가 몰려 있다. 상일로 서쪽의 단독주택가 이면도로로 들어서도 분위기는 대로변 못지않다. 기자가 찾은 지난 19일은 평일임에도 거리에 활기가 넘쳤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 일대가 인적이 드문 허허벌판에 낡은 물류창고만 들어서 있던 곳이라고는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서울 동쪽 끝자락인 강동구 상일·고덕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각종 호재를 맞으며 활력이 돌고 있다. 지난 2012년 상일동 첨단업무단지에 삼성엔지니어링 등 기업 입주가 잇따르면서 주택은 물론 상가 임대료가 2배 이상 뛰는 등 부동산 침체에도 나홀로 호황을 맞고 있다. 저층 아파트 재건축 추진이 한창인 고덕동 일대 역시 주변에 상업업무복합단지 개발이 가시화하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상일동 일대 단독주택가의 매매가와 점포 임대료는 연일 상승세다. 2007년 17억원에 거래된 상일로변 점포주택은 최근 호가가 4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대로변 점포주택은 땅값이 3.3㎡당 5,000만원에 육박한다"며 "이면도로 점포주택도 1,800만~2,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될 정도"라고 전했다.
점포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2년 초만 해도 60만~70만원대였던 전용 23㎡짜리 1층 점포 임대료가 지금은 110만~120만원선이다. 이면도로의 80㎡짜리 1층 점포도 같은 기간 임대료가 100만~150만에서 250만~300만원으로 올랐다. 거의 없었던 점포 권리금도 5,000만~8,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일대 주택과 점포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첨단업무단지 입주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부터다. 이 지역 J공인 대표는 "매매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시점부터 올랐고 2012년 4월 입주 이후에는 점포 임대료가 훌쩍 뛰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뿐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VSL코리아·세종텔레콤·DM엔지니어링 등이 입주를 마쳤고 올해 중 한국종합기술·세스코 등도 옮겨온다. 첨단업무단지는 4만8,409㎡ 규모로 모든 기업이 입주를 마치면 총 1만5,0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인근 고덕동 일대 주택가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조성 호재 때문이다. 고덕강일보금자리 내 특별계획구역에 조성되는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는 총 23만4,523㎡ 규모로 지식기반산업과 상업·문화·유통센터, 호텔·컨벤션 센터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실제로 2,488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던 고덕2-1·2-2주택재건축지구는 연초 추진위원회를 해산했다. 한편으로는 재건축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지만 일각에서는 상일동 일대 주택가의 변화를 보면서 오히려 단독주택가로 유지하는 게 가치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아직 고덕지구 내 주택가 분위기는 상일동 일대와는 대비된다. 고덕동 상일로변 점포주택의 땅값은 3.3㎡당 2,000만~2,500만원선으로 상일동 상일로 주변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격도 여전히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 N공인 대표는 "최근 상일동 일대가 활성화되면서 고덕동 일대 주택가 상권은 침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