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파출부 전문회사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내일을 여는 사람들」이 바로 그곳.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남자들이 파출부일을 한 적은 있었지만 기업형태로 운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내여사」의 인력은 김정환(金廷宦·33)사장을 비롯해 모두 7명. 전직이 다양하다. 金사장은 10여년간 연극무대에 활동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증권회사·제조업체의 품질관리(QC)담당자·자동차정비기술자 등으로 일하다 퇴직한 사람들도 있다.
金사장은『지난해 해외화제를 통해 외국에는 남자전문 파출부회사가 보편화 돼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업구상을 하게 됐다』며 『국내에도 맞벌이부부들이 증가하면서 파출부의 수요가 늘어날것으로 예상, 과감하게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청소·빨래 등 기본적인 파출부 업무에서부터 요리·정원손질·병간호등 손님이 원하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 입사후 2주간은 요리실습·매너강좌·정신교육등의 기본적인 훈련과정을 받은후 현장에 투입되게 된다.
이외에도 틈틈이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요리교육 및 실습훈련등을 통해 전문적인 파출부로서의 역할을 익혀간다. 내여사의 직원은 모두 전문대졸이상의 학력자로 구성돼 있다.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만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들이 받는 보수는 9시간당 6만원 수준. 그다지 싸다고 볼 수 없는 가격이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이 일처리 결과를 보고 만족한다고 사원들은 입을 모았다. 고객들이 남자파출부를 보고 처음에는 미심쩍어 하지만 일을 마치고 나면 확신으로 돌아선다는 것.
내여사는 고객들의 평가에 따라 일을 배정하는등 고객만족을 최우선시한다.내여사 식구들은 일을 마친후 고객에게 미리 준비해간 카드로 평가(상·중·하)를 받아 제출하게 되고 이를 근거로 고과를 받는다.
자동차 정비사로 근무하다 입사한 朴모씨는 『고객만족도 평가가 형편없이 나올 경우 일배당을 받기 힘들다』며 『그래서 항상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들이 이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도 많다. 바로 남자파출부에 대한 선입견과 외간남자가 집에 들어와 일하면서 생길 수 있는 고객들의 불안감이다.
증권회사에서 5년간 일하고 내여사에 들어온 金모씨는 『지금은 부인이 홍보전단을 나눠주는등 성원을 하고있으나 처음에는 「남자가 무슨 파출부냐, 차라리 내가 하겠다」고 극력반대해 애를 먹었다』며 『다른 직원들도 주변의 눈총에 고민을 많이 했으나 이제는 모두 극복했다』고 말했다.
金사장은 이에대해 『남자가 여자보다는 신체적으로 튼튼하고 일에 대해서도 능동적이라는 점을 적극 홍보, 편견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고객들의 불안감도 회사차원에서 확실한 신원보증과 손해발생시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여사는 앞으로 고아원이나 양로원등을 방문해 자원봉사를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보람도 얻을 수 있지만 사회적인 편견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여사의 사무실에는 「프로는 말이 없다. 다만 일로써 승부할 뿐이다. 맨 주먹으로 신화를 창조하자」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金사장은 어려운 IMF시대에 좋은 아이템이 있으나 자금이 없어 창업을 못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이같은 표어를 생각해냈다고 한다. 연락처 864-9794, 011-385-2179. 【김용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