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기에 3%+α 수익' RP·DLS 주목

■ 3개월 단기상품에 슈퍼리치 몰린다

주식·회사채 등 부진으로 자금 굴릴 곳 마땅찮아

중위험·중수익 전자단기사채 등 인기 높아져

KDB대우·미래에셋증권 등 관련 상품 잇단 출시


슈퍼리치가 3개월 단기 금융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존 상품으로는 스스로 세운 투자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슈퍼리치는 무엇보다 자금이 묶이는 것을 싫어한다.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모를까 요즘처럼 불안한 상황에서 1년 이상의 만기는 인내하기가 어렵다. 투자수익도 최소한 은행의 예금금리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을 찾다 보니 3개월 정도 단기로 3%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현재 국내 일반투자자의 투자환경은 매력적이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예금 수신금리는 지난 5월 말 기준 2.59%에 머물고 있다. 2008년 5.81%에 달했던 은행 금리는 현재 당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회사채시장도 동양과 동부 사태를 겪으면서 섣불리 다가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박스권에 몇 년째 갇혀버린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기대했던 수익을 올리기에 모자라고 투자자 이탈로 거래대금마저 줄어들면서 변동성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글로벌 경기 최대 변수가 남아 있어 언제 시장이 돌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3개월 초단기 상품이 슈퍼리치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최근 슈퍼리치의 입맛을 자극하는 3개월 만기 상품으로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전자단기사채, 중국계 은행 위안화 예금 및 파생결합증권(DLS), 그리고 건설사 자산담보부기업(ABCP)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 상품 등이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해 1년 만기, 4.0%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RP를 판매해 가입자 1만7,000명, 1조4,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상품은 50주 연속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며 조기 한도소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올 들어 KDB대우증권은 이 상품에 환금성을 더한 '특별한 RP'를 출시했다. 매주 총 100억원 규모로 공급되는 이 상품은 3개월 만기에 연 3.3%의 금리를 제공해 슈퍼리치가 원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3,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27주 연속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에서 판매하는 '매칭 RP'도 3개월 만기에 연 4.0%의 금리를 제공해 2,600억원 이상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7월 중순께 3개월 만기 특판 RP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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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식 미래에셋증권 수석웰스매니저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유동화되는 것보다 3개월의 짧은 기간에 비교적 안전하게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에 슈퍼리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투자처를 찾지 못해 현금이 풍부한 일반 기업들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은행 예금 대신 3개월 만기 상품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매니저는 또 "3개월 특판 RP의 경우 은행 예금과 달리 투자자가 돈이 급해 중도에 해지해도 은행 금리만큼의 이자수익이 보장돼 매력적인 상품"이라면서 "은행 예금은 5,000만원까지만 보호가 되는 반면 RP는 담보채권과 판매사가 동시에 부도 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KDB대우증권의 '특별한 RP' 상품은 가입 후 3개월 이전에 중도환매해도 2.4%의 금리를 제공한다.

3개월 만기의 중국계 은행 위안화 예금과 중국 은행 신용을 기초로 한 DLS도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국계 은행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3%대 초반이고 여기에 환 헤지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추가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여기에 국내 은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자랑하는 중국 은행들의 신용을 기초로 한 DLS도 인기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중국개발은행(China Development Bank) 신용 연계 '아임유 DLS 452호'를 100억원 한도로 모집하고 있다. 만기는 92일로 7월7일부터 10월2일까지 중국개발은행이 파산, 지급불이행 및 채무재조정 등의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 만기일인 10월7일에 연 수익률 3.30%를 지급하는 구조다. 만약 신용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에는 중도에 조기 상환된다. 중국개발은행은 한국의 산업은행에 해당하는 국유정책은행으로 중국 정부와 같은 국제신용등급 AA-(S&P·피치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대원 한국투자증권 DS부장은 "신용 연계 DLS는 3개월간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으면 연 3.30%의 수익이 보장돼 안정 성향의 투자자들이 고려할 만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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