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 아닌 노화로 자연사한 사람의 사망 원인을 따져 들어가다보면 각 내장기관의 근육이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따라서 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인간의 노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도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해진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박영훈)은 최근 인체 노화에 관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생명연 오믹스융합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서울대 의대 노화세포사멸연구센터 박상철 교수팀, 단국대 노화ㆍ암화조절연구센터 신득용 교수팀, 영남대 의대 노인성 혈관질환센터, 서울대 자연대 이준호 교수팀 등과 인체 노화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생명연 노화연구그룹과 각 대학의 노화연구센터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학ㆍ연 간 융합연구에 나서기로 한 것.
생명연 내부에서는 권기선(노화 관련 인체 유전체 탐색ㆍ발굴), 유권(초파리), 유대열(마우스) 박사 등이 노화과학연구그룹을 구성해 연구를 진행한다. 박 교수는 국내 노화연구의 선구자이고 이준호 교수 등은 꼬마선충을 이용해 오랜 기간 노화연구를 해왔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지만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인체노화연구센터를 제외하고는 노화연구 전담조직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는 국립노화연구소(NIAㆍNational Institute on Aging), 일본에는 국립장수과학연구소(NILSㆍNational Institute for Longevity Sciences) 등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세계 각국은 인체 노화연구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은 노화의 한 부분만 설명할 수 있을 뿐 노화 전반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현재 생명연을 중심으로 한 인체 노화연구에 배정된 예산은 1억8,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학ㆍ연 공동연구를 통해 기본적인 연구 방향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권 박사의 경우 내장기관의 근육 노화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연구가 성과를 거두면 곧바로 산업화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