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은행 "고금리 해외채권 발행 이젠그만"

자금수요 충족따라 상반기 추가발행 없을듯

국내 은행들이 외화조달에 한층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자금조달만 가능하다면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해외채권 발행에 나섰던 은행들이 이제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으면 애써 해외채권 발행에 나서지 않겠다며 배짱을 부릴 정도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만간 해외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은 상반기 해외채권 발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주요 은행들이 이미 해외 금융기관과의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 확보나 독자적인 채권 발행을 통해 급한 자금 수요를 충족한데다 은행들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기다릴수록 보다 싼 가격에 외화를 차입해올 수 있다고 판단해 서둘러 해외채권 발행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국내 은행들이 얼마 전까지는 유동성 확보가 급해 해외채권 발행에 나섰다면 이제는 프라이싱(pricingㆍ채권 가격 결정) 환경이 유리한지에 중점을 두고 채권 발행 시기를 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현재 금융권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바닥을 친데다 국내 은행들이 당초 올 1ㆍ4분기 적자를 예상했다가 흑자를 내면서 한층 낙관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은행의 자금담당 간부도 "이미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 수요는 다 해결한 상태여서 급할 게 없다"며 "현재 해외채권 발행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고 시장가격이 더 좋아질 때까지 미뤄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느긋한 분위기는 당장 채권 발행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5억~10억달러 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채권 발행 시점을 산업은행의 채권 발행 스프레드가 더 낮아지는 시점까지 미루고 있다. 은행권은 기업은행이 해외채권을 발행하면 다른 국내 은행들의 후속 발행은 오는 6월 초순까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우리 정부와 은행ㆍ기업들이 해외 투자가들과의 채권 발행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좋은 조건에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정밀한 교통정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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