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불광중학교에서 열린 고인돌 강좌에 3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해 조미라(왼쪽) 중앙대 교수의 애니메이션강의를 듣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예술적인 감성은 평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던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때 생겨나기 시작하죠. 늘 보던 사과를 그림으로 보면 우리 마음 속에 미적 감각이 움직이게 되는데,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랍니다. 평소 스쳐 지나가던 종이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살아 움직이면 보는 사람에게는 예술적인 감성으로 다가서게 되는 것이랍니다.”
지난 19일 은평구 불광중학교 도서관에는 조미라(왼쪽) 중앙대 연구교수의 ‘세상을 움직이는 상상력, 애니메이션’강의를 듣기 위해 30여명의 학생들이 방과 후에 옹기종기 모였다. 서울시교육청 서대문도서관이 인근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 강좌를 개설한 것.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의는 애니메이션의 개념, 다양한 제작기법, 그리고 대중성과 작품성 등 이론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관련 애니메이션을 곁들여 보면서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애니메이션 제작기법으로는 크게 평면 애니메이션과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구분되며, 평면 애니메이션에는 페이퍼(paper), 절지(cutout), 실루엣(silhouette), 셀(cell), 유리판 위에 그려 찍기(paint on glass), 핀 스크린(pin screen) 등의 기법이 있으며, 입체 애니메이션에는 인형(puppet), 점토(clay), 오브제(object), 픽실레이션(pixilation), 3D컴퓨터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시 나뉜다. 조 교수는 “애니메이션의 세계에서는 움직이지 못할 사물은 없다. 움직이지 않는 사물이나 그림 등에 움직임을 불어넣어 움직이는 생명을 창조하는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의 어원”이라며 “애니메이션은 제작하는 소재에 따라 영상의 느낌과 감성이 달라진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기법을 화면을 곁들여 설명해나갔다.
이날 강의에는 전교생 중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석해 강의 내내 질문과 대답이 오가며 진지하고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청소년 대상 강의로 올해 인기를 끌고 있는 이번 강좌는 양천도서관, 불광중에 이어 서울공고, 명덕여중, 세화고, 서울국제고, 개포도서관 등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고인돌 강좌는 주로 도서관에서 개설되지만 올해는 30여개 서울시내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강의를 개설, 학생들에게 교과목 이외의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전하고 이를 통해 인성을 키우는 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불광중 박춘구 교장은 “고인돌 강좌가 우리 학교에서 개설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서대문도서관에 감사드린다”며 “리더(Leader)의 필수 덕목 중 하나가 리더(Reader)라고 하듯이 세상을 이끌어가려면 지혜가 필요한데 그 지혜가 바로 책 속에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학생들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는 데 이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에게 인문학 강좌는 책을 읽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많은 학생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학교에서 고인돌과 같은 인문학 강좌가 많이 개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