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8일] 민노총에 등돌리는 노조가 느는 이유

일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민주노총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최악의 경우 민주노총의 존립마저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 들어 지금까지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조는 울산의 NCC, 천안의 승일실업, 영진약품, 진해택시, 그랜드힐튼호텔 등 5개에 이른다. 여기다 인천지하철, 인천국제공항공사, 군포 서진운수 등이 탈퇴를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또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도 9~10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노조규약 개정 문제를 논의,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조합원 수가 5,800여명으로 민주노총의 주력 노조 가운데 하나다. 민주노총 이탈현상이 지역, 노조 규모에 관계없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과 인천 지하철 노조의 탈퇴 여부는 조합원 투표나 대의원대회 결과를 두고 봐야 하겠지만 주력 노조가 일단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다. 산하노조의 탈퇴가 잇따르는 것은 민주노총 지도부의 잇따른 부패와 비리, 성폭행 사건 등으로 도덕성을 의심 받는데다 조합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치와 이념에 치우친 강경투쟁 일변도의 활동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툭하면 총파업을 선언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조합원들의 복지나 근로조건 등보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군기지 이전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등 정치성 파업이었다. 그런가 하면 경제위기로 인한 경영난 및 고용위기를 극복하고자 노사화합에 동참하는 노조에 징계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그들만의 그들만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조합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산하노조의 탈퇴 도미노는 민주노총의 변화를 요구하는 경고다. 민주노총은 세상이 달라졌고 조합원들의 관심사와 요구가 달라졌음을 깊이 깨닫고 노동운동의 방향과 활동을 거기에 맞춰야 한다. 얼마 전 출범한 민주노총 새 지도부는 ‘정권에 대한 끝장 투쟁’을 들고나왔다. 그러나 일선 노조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바로 시대상황과 동떨어진 극한투쟁 노선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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