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조 수입사 한불모터스 ‘골머리’

연쇄 살인범 차로 등장… 고객 불만에 손쓸 방법 없어 속앓이

수입차업계가 자사 차량을 홍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등의 협찬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수입차업체는 영화 속에 등장한 자사 차량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이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최근 개봉한 영화 '블라인드'에 이 회사가 수입ㆍ판매하는 푸조 308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산부인과 의사인 명진(양영조)이 여대생들을 잇따라 납치해 살해하는 내용의 스릴러 영화다. 영화에서 308 차량은 범인이 여대생들을 납치하고 여주인공인 수아(김하늘)를 납치하려다 사고가 발생해 극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연쇄 살인마의 차량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에 따라 이 차량을 이용하는, 특히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젊은 여성 고객들이 영화를 본 후 차를 타기가 겁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푸조의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도 당황했다. 영화 속에서 자사 차량이 이렇게 이용되는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 한불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시사회를 본 고객이 전해와 알게 됐다"며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당초 영화제작사에서 푸조의 판매 딜러인 삼선모터스에 차량 협조 요청을 했다. 그러나 영화 내용을 알고 이미지 악화를 의식한 딜러사는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제작사에서는 영화 흐름상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수입차 브랜드의 해치백 모델이 반드시 필요했고 푸조 308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직접 차량을 구매해 영화에 등장시켰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한불모터스는 제작사에 대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신청도 고민했으나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해 포기했다. 대안으로 '이 차량이 영화 속 범죄와는 상관이 없다'는 문구를 삽입해주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해 추후 DVD에만 이를 추가하기로 했다. 한불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작자가 '나도 308의 소유주인데 영화에서 꼭 필요해 사용했으니 이해해달라'고 해서 받아들였다"며 "오히려 영화가 흥행할 경우 푸조의 브랜드를 알리고 308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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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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