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열차에서 집전장치(열차 지붕에 달려 전선과 이어진 마름모꼴 장치)가 선로로 떨어진 것을 모르고 별다른 조치없이 열차를 계속 운행하다 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7시 5분께 여수발 용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송탄역에서 오산역 구간을 지나다가 집전장치에 이상이 발생, 오산역에 비상 정차했다.
사고는 해당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집전장치 하나가 선로로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당시 승무원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코레일은 보고 있다.
열차 안에는 승객 400여명이 타고 있었다.
코레일은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승객들을 후속열차로 환승시켰다.
이 때문에 20여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10여분 뒤 서울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던 무궁화호 열차에는 어른 주먹만한 자갈이 날아들어 객실 유리가 깨지면서 승객 5명이 다쳤다.
다행히 모두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10분 전 상행 열차에서 떨어진 집전장치가 하행선 선로에 떨어진 것을 밟고 지나가면서 선로에 깔려있는 자갈이 객실로 튄 것으로 코레일은 추정하고 있다.
오산역에 정차한 열차 기관사와 승무원이 집전장치가 떨어진 사실을 알고 사고 지점을 통과하는 기관사에게 전달했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코레일은 열차를 서정리역에 비상 정차시킨 뒤 119구급대를 불러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겼다.
또 9호차 객실에 있던 승객들을 다른 객실로 옮기면서 열차 운행은 38분간 지연됐다.
이어 코레일은 천안역에서 차량 점검차 12분을 더 머물렀다가 열차를 정상 운행했다.
1시간 20여분 뒤인 오후 8시 33분께 해당 사고구간 상행선 2개 차선 모두에서 전기공급이 끊겼다.
이로 인해 코레일은 하행선 2개 차로 중 1차로를 상행선으로 쓰면서 사고시각 이후 상하행 43개 열차가 최대 3시간여 동안 운행이 지연됐다.
전기공급장치는 27일 오후 11시 20분께 1개 차로가 복구됐고, 또다른 선로는 다음날인 28일 오전 2시 30분 복구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첫 번째 사고 당시 주위가 캄캄한 상황이어서 열차 승무원들이 집전장치가 떨어진 사실을 몰랐거나 떨어진 위치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사고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신속히 조사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