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룸살롱 마담도 돈빌려 가세요"

제2금융권 '이색상품' 봇물 <br>파마하다 모발·두피손상 고객 보상, 손가락보험 등 특정부위 틈새상품도<br>저축銀, 발코니확장·골프장대출 선봬

모델들이 삼성화재의 뷰티숍 배상책임보험을 시연하고 있다.

파마를 하다 모발이 손상된 고객을 위한 ‘뷰티숍 보험’, 고시 1차 합격자를 위한 대출상품, 테러 보험, 룸살롱 마담을 위한 대출…. 일반인이라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금융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0.01%포인트의 이자수익을 얻고 영업에 틈만 보이면 금융가에서는 상품이 만들어진다. 시중은행에 편중된 한국금융시장에서 저축은행ㆍ보험회사 등 제2금융권은 다양한 아이디어의 대출 및 보험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은행이면서도 은행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서글픔을 안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이 쓸고 지나간 틈새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신안상호저축은행은 분당ㆍ일산 등 골프장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골프장 회원권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 판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의 예가람상호저축은행은 최근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된 후 발코니 확장 대출상품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기도 했다. 생명보험과 누적적자에 시달리는 자동차보험으로 영업에 한계에 봉착한 보험업계도 이색보험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미용실 등에서 파마를 하다 모발과 두피 손상을 입은 고객들을 위해 ‘뷰티숍 배상책임보험’을 판매 중이다. 지난 4월 말 현재 330건, 5,500만원어치가 판매됐으며 주로 미장원이 주고객이다. 신동아화재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씨가 가입해 화제를 모았던 손가락보험 등 특정부위보험을 갖고 있다. 신체부위에 사고가 나면 최고 10억원까지 보상한다. 유명모델 등을 대상으로 보험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IG손해보험은 최근 월 2만원으로 화재ㆍ도난ㆍ상해, 법률상담, 가전제품 수리 등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고를 모두 보장하는 ‘AIG 우리집 만사OK 종합보험’을 내놓았다. 상해사고로 인한 사망 및 후유 장해시 최고 4,000만원, 주택 화재 및 폭발로 인한 피해시 최고 1억2,300만원까지 보장해준다. 그러나 틈새시장을 노리는 대출상품인 만큼 상품개발 직후 적지않은 리스크도 안고 있다. 한국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고시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500만원 미만의 대출상품을 내놓았다가 수익은커녕 오히려 손실을 보기도 했다. 2차 합격 관문이 워낙 좁은데다 고시생들의 경제사정을 감안하지 못해 대출금의 이자는 물론 원금마저 회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색보험 가운데 한건도 팔리지 못하고 사라진 보험도 있다. 다이어트 보험과 커플 보험의 경우 많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가입자가 나오지 않아 조용히 상품 판매를 접었다. 해외선 "패배충격 보상" … 월드컵 보험도
해외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이색 보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보험료 105파운드(약 18만9,000원)에 보험금은 100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를 지급하는 보험을 판매한다.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우승후보팀인 영국이 조기 탈락할 경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의학적인 증명이 있어야만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기업들을 위한 ‘결근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직원이 1년간 20일까지 아프다는 이유로 결근을 할 수 있다. 회사로서는 직원들이 월드컵을 보기 위해 아프다는 핑계로 결근하더라도 그 기간 안에는 정상적으로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 ‘결근 보험’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한 보험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유로 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때 자국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결근한 직장인이 1만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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