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비트 역사산책(김규현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따른 달라이 라마의 망명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릴 위기의 티베트.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함께 눈 속에 파묻힌 그 신비의 역사를 저자의 오체투지로 녹여 되살린 티베트 역사 이야기이다.
티베트대학에서 수인목판화와 탕카를 수학한 티베트 연구가이자 화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티베트 창세기부터 현재 제1세대 달라이 라마의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역사의 흐름을 요령있게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체계적이고 정확한 사실적 정보와 역사에 대한 합리적 해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티베트의 불교사나 부분적인 역사를 다룬 외서들은 있었지만, 티베트 역사를 비평적으로 다룬 본격적인 역사서는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의 관심사도 놓치지 않고 있다. 혜초 이전에 티베트를 경유하여 인도로 순례를 떠난 네 명의 신라 승려들의 행적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밝혀내기도 했다. 제천대성 손오공을 민족의 조상으로 생각하는 티베트의 순수함과, 이들을 상품화시켜 유행처럼 신비만을 좇는 상업성과는 처음부터 접근방법을 달리하고 있는 책이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