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남북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북한 항만 개발에 2조원 규모의 해외항만개발펀드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과 민간자본유치사업(BTLㆍBuild Transfer Lease)을 제시했다. 또 경의선 개보수 재원도 러시아 등과 연계된 국제컨소시엄에서 조달하고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에서 공동 유전개발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합의사항을 추진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에 범정부추진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5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상회담 후속조치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항만개발펀드를 주관하는 해양수산부와 BTL에 관련돼 있는 기획예산처는 이 같은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 부총리는 이날 동해안과 해주항 등의 개발과 관련, “우리 항만공사 등이 추진하고 있는 2조원 규모의 해외항만개발펀드로 충분히 추진이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재원집행 계획을 밝힌 뒤 “항만개발은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으로부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자금은 생각하는 것처럼 큰 규모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철도 개보수 비용에 대해 “경의선 개보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는 국제 물류 프로젝트”라고 밝힌 뒤 “국제 합의도 있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으로도 일정 부분 투자가 가능하다”며 러시아 등 관련국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권 부총리는 또 “경협에 여러 프로젝트가 광범위하게 포함됐기 때문에 유전개발이 합의사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제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부총리급이기 때문에 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의제에 한정해 논의할 필요는 없어 공동 유전개발 등 양측에 도움이 되는 포괄적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도 이날 “정상이 발표한 선언문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비준 등 법적 절차를 밟고 5개년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후 국회에 보고하고 국민들에게 고시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합의사항을 추진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에 범정부적인 추진조직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개성공단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재정투입은 국회의 통제를 거쳐 추진되기 때문에 국회 논의 내에서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진행된다며 재정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