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내외 여론 수용…향후 파장 주목

■ 현대차, 25~27일 파업 전격 철회<br>내달 노사협상서 투쟁동력 상실우려 고육지책<br>임단협서도 섣불리 파업카드 내밀기는 힘들듯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가 노조 사상 처음으로 대내외적인 파업 반대 여론을 수용, 부분파업 철회를 전격 결정함으로써 현대차 노조 운동 기류에 대대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 지부는 특히 금속노조의 파업강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파업 재고’를 촉구해온 각 현장별 목소리를 결국 수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될 임단협에서도 전향적 노사관계가 확립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지부는 24일 오전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당초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예정됐던 25~27일의 권역별 부분파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이날 전격적인 파업일정 축소 결정을 내린 것은 그동안 울산 지역 경제ㆍ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온 ‘파업 반대’ 여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찬반투표 없이 강행돼온 이번 파업에 대해 ‘파업 불참’으로 맞서겠다고 나서는 등 반발이 고조된 점도 집행부의 파업축소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울산 지역 140개 경제ㆍ시민ㆍ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행복울산만들기시민협의회’ 측은 현대차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오는 28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일대 14㎞를 인간띠로 에워싸는 초유의 파업 반대 집회를 예정하는 등 시민 반발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여기다 현대차 정비본부의 파업철회 방침이 밝혀진 후 노조원들 사이에 ‘파업에 아예 불참하자’는 목소리가 급속도로 확산된 상태다. 지역 노동계는 이번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파업축소 결정에 대해 “집행부 측이 이번 정치파업 참여를 고수할 경우 정작 다음달부터 예정된 현대차 노사 협상에서의 투쟁동력이 상실될 것을 사전에 차단한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이날 파업축소 결정을 내리면서 “28~29일 이틀간의 부분파업에 동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집행부의 이 같은 발표는 지난주 말 현대차 정비본부 측이 돌연 간부파업으로 전환하겠다며 집행부의 파업지침을 거부한 뒤 6개 지회별로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자칫 노조와해 사태마저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집행부가 현장 요구 수용을 통해 조만간 예정된 올 임단협에서 노조원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이번 파업 철회 결정으로 올 노사협상에서만큼은 노조 측이 섣부른 파업카드를 내밀기가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개최, 월 12만8,805원(기본급 대비 8.9%, 통상급 대비 7.26%) 임금 인상안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협상안을 놓고 보면 올 노사협상도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산별교섭에다 정치파업까지 겹쳤지만 아직 노사 상견례조차 진행하지 못한 실정이어서 노사 모두 조기타결이 시급한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의 올 노사협상이 이번 정치파업 축소에 이어 ‘노사 상생’이라는 극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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