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유인탐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실현되려면 수십 년은 걸릴 것이지만 NASA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 유인탐사는 아폴로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전 인류를 위한 것입니다. 다만 이 여정에 참가한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돌아오지 않고 화성에 머물게 될 겁니다.”
물론 말은 쉽다. 화성에 머물려면 지구보다 희박한 대기와 중력은 차치하고라도 뇌손상과 암,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강력한 우주 방사선을 극복해야 한다.
유일한 방법은 수십억 년 전 화산활동의 산물인 용암동굴로 몸을피하는 것뿐이지만 적절한 장소를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런 곳에 탐사로버를 보낼 수 없는 탓이다. 실제로 화성까지의 통신에는 최소 십여분 이상의 지연시간이 수반된다. 게다가 용암동굴은 깊이가 약 100m에 이르고 벽도 두껍다. 때문에 실시간 제어가 불가능해 로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현재 카네기멜론대학은 스핀오프 기업인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와 함께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화성탐사 장비를 개발 중이다. 다름 아닌 자율비행 드론이다.
최근 NASA로부터 12만5,000달러의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을 따냈는데, 가파른 경사로를 날거나 뛰어다니는 로봇의 개발이 궁극적 목표다. 애스트로보틱의 설립자인 윌리엄 레드 휘태커는 화성 유인탐사에 있어 안전지대의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화산동굴들 가운데 사람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곳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율성
누구도 가보지 못한 동굴 속을 자율비행하도록 드론을 프로그래밍 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 게다가 애스트로보틱은 드론이 시속 32㎞로 비행하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항법 및 인지 알고리즘을 개발해야 한다. 성공한다면 인간의 제어 없이 역대 가장 빠르고 정확히 의사결정을 하는 드론이 탄생한다.
공중 기동
화성의 대기밀도는 지구의 100분의 1 수준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로터로는 적절한 부양력과 선회능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이에 연구팀은 드론이 동굴 속에서도 자유롭게
급선회할 수 있도록 로터 대신 이산화탄소(CO2)를 분사기를 채용할 방침이다.
재충전 시스템
CO2 분사기에 충전된 압축 CO2가 고갈되면 드론에 내장된 컴프레서가 구동, 화성의 대기에서 CO2를 포집해 재충전한다. 컴프레서의 동력은 동굴 밖에선 태양전지, 동굴 내에서는 내장 방사성 동위원소 발전기가 공급한다.
지상 이동
이 무인기는 화성의 희박한 중력(지구의 38% 수준이다)을 이용, 스프링이 내장된 다리를 사용해 뛰어다닐 수 있다. 따라서 연료가 많이 소모되는 비행을 하지 않고도, 바퀴나 캐터필러로는 갈 수 없는 험한 지형을 이동할 수 있다.37
이동식 기지
애스트로보틱은 로버를 드론의 이동식 베이스캠프로 활용할 계획이다. 로버에 무인기들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한 다음, 유망해 보이는 동굴이 있으면 그 안으로 무인기들을 날려보내고, 이들이 보내온 데이터를 NAS 로 전달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