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장애아 부모 고충 생생히 전파 "주위 편견 바뀌었으면"

대구 성서서 '담장 허무는…' 라디오 진행 양금자씨


"매월 마지막 금요일 오후3시 대구 성서 지역에서는 '특별한' 어머니들을 위로하는 목소리가 전파가 퍼진다. 중증 장애인을 키우는 어머니들이 자신의 사연을 전하고 직접 제작을 맡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담장 허무는 엄마들'이 그것.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양금자(47)씨 역시 15살 된 중증 소아마비 환자인 아들을 키우고 있다. 혼자 거동이 힘든 아이의 수발을 든다고 하루가 빠듯한 상황에 마이크를 잡던 '모험'이 2005년 9월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1년3개월을 넘겼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동지'들은 특수학교 학부형 모임에서 만난 이들이다. 이들은 2005년 봄 대구 성서 지역을 대상으로 소출력 라디오 방송을 하는 '성서공동체FM'의 문을 두들겼다. "장애아 부모의 고충에 대해 우리끼리 넋두리만 할 순 없잖아요. 비장애 아이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저희 입장을 얘기하고 싶었죠. 동네 방송이란 제약이 있지만 프로그램을 CD에 담아 주위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들에게 전해줘요." 프로그램을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양씨. 프로그램은 눈물만 짜내지 않는다.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에 냉담한 국회 등 잘못된 현실을 지적하고 대안을 촉구하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6월 대구시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활동보조인(중증 장애인의 거동을 도와주는 이) 제도화 추진을 거부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장애인 어머니 두 분이 삭발을 했어요. 그렇게 해야만 귀를 기울여주는 사회에 너무 화가 나고 가슴이 아팠죠." 양씨 등 제작진은 최근 방송 1주년을 기념해 프로그램 대본을 모은 '자료집'을 펴냈다. 책을 대학 교육학과 등에 보급해 교사 지망생들에게 장애아 가정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장애는 떳떳이 알려야 해결의 길이 보입니다. 사실 계속 돌봐줘야 할 제 아이를 방송 때문에 홀로 집에 놔두는 것은 가슴 아프죠. 그러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조금 힘든 것은 감수해야죠." 프로그램은 인터넷 홈페이지(www.scnfm.or.kr)를 통해서도 다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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