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20일] 韓·中·日 문화협력 시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제는 단위시장 규모 1억명 이상의 유효관객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문화상품이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우선 전략은 단위시장의 유효관객층을 확보하는 길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순은 한ㆍ중ㆍ일 단일시장권의 우선협상권을 주도하는 것이다. 이미 소비규모를 검증 받은 일본과 13억 인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화교시장까지 포괄한 중국의 단위시장은 할리우드와 유럽연합에 견줄 수 있다. 실제 중국과 일본이 한ㆍ중ㆍ일 단일시장권 협상에 동참하는 최근의 분위기는 우리 문화상품의 지속적인 생명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부터 한ㆍ중ㆍ일 장관급 협상을 통해 3국 문화시장 단일화를 위한 다양한 주제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다가선 중국과 일본은 나름대로 이번 협상에 참여하는 목적성을 극명하게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기술을 빠른 시간에 습득하고 기획과 마케팅력을 배워오기 위한 인력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일본은 철저한 저작권 관리와 수익 관리가 단일시장 내에서 진행되기를 희망하며 3국의 문화시장 통계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인력교류를 통한 인턴십 전략으로 우리의 고급인력을 일본시장에 파견할 수 있으며 일본의 저작권 관리원칙에 기반해 우리 콘텐츠가 중국 수요시장을 유효화시킬 수 있다. 중국의 모호한 문화시장규모를 일본이 제시한 시장측정 요소를 전제로 우리식의 표준화모델로 중재할 수 있다. 또 국제 인턴십에 동참하기 주저하는 일본의 문화기업들을 우리식의 공동제작 및 공동투자로 이끌어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동투자펀드 조성에 대해 중국과 일본 정부가 필요성을 인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협상과정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게 된 것은 다양한 우리 문화상품의 창의력과 시장성을 그들이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온라인게임ㆍ드라마ㆍ캐릭터 등의 경쟁력은 한ㆍ중ㆍ일 단위시장의 우선협상력을 강화시킨다. 문화의 힘이 문화외교의 뒷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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