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제유가는 지난해에 이어 기록적인 저유가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는 6월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 이후 하반기에 소폭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의 1·4분기 선물가격은 39.36 달러로 2015년 하반기의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북해산브렌트유 가격도 39.22달러로 2015년 말과 비슷한 낮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은 국제원유시장의 기준이 되는 두 상품이 4·4분기에도 각각 WTI 44.16달러, 브렌트유 45.29달러로 40달러 중반의 낮은 가격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저유가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올해부터 국제원유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풀 것이 확실시되는 이란 때문이다. 석유매장량 세계 4위인 이란은 지난해 핵협상 타결 이후부터 경제제재가 완전히 해제되면 원유 수출량을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거듭 밝혀왔다. 시장은 올해 시장에 풀리는 이란산 원유가 당초 예상의 2배 수준인 하루 2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 경기 하락세를 보이는 중국의 석유소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것도 올해 저유가 기조에 힘을 실어준다. 이와 관련해 최근 CNBC와 인터뷰한 RBC캐피털의 헬리머 크로프트 원자재전략 글로벌책임자는 "비관적 상황이 이어진다면 유가는 30달러나 40달러 초에서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에 유가가 소폭 상승세로 돌아설 여지도 있다. 유가폭락으로 재정압박을 받는 OPEC이 6월로 예정된 총회에서 산유량을 감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지속된 저유가로 타격을 받은 미국 셰일업계가 구조조정을 거듭하면서 국제원유시장의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크로프트는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60달러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