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될 것이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없을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분야별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내놓은 새해 국제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전망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 후보로 나올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클린턴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많은 비판을 받겠지만 크루즈 후보가 중도 유권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우파인 탓에 클린턴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둔다는 것이다. 다만 FT는 "클린턴 후보가 정치권이 매우 분열된 상황에서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돼 허니문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상대로 현재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크가 아닌 쿠르즈 의원을 꼽은 점이 이채롭다.
새해 유럽에서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브렉시트 투표에서는 영국인들이 EU 잔류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유권자들은 결국 브렉시트의 위험성을 경고한 존 메이저 전 총리의 차분한 논리와 EU 탈퇴를 주장해온 극우 영국독립당(UKIP) 나이절 패러지 당수의 포퓰리즘 사이에서 '상식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FT는 또 서방의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2016년에도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유입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지방정부의 반발 속에 임기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측했다. 난민 사태가 불거지기 전만 해도 2017년 총선에서 메르켈이 4기 연속 장기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주요20개국(G20)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나라가 나올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선진국 가운데 이탈리아의 공공부채 비율이 높아 위험하기는 하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대신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 G20 내 신흥국 가운데 IMF에 도움을 요청하는 나라가 나온다는 것이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경우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일본 경제에 실보다 득이 됐다"며 "새해에도 아베노믹스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해에도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 기조를 이어가고 영국 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신문은 점쳤다.
국제유가는 연말 배럴당 50달러까지 반등할 것으로 점쳐졌다. 경제제재에서 해제된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늘겠지만 원유생산 업체들의 생산중단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유럽 내에서 디젤차 판매는 계속 줄어들 것이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리우올림픽 전에 탄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FT는 관측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으로는 벨기에를 꼽았다. 앞서 FT는 2015년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ECB의 양적완화, 에볼라 종식 등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전망이 적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