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으로 운영돼 온 소출력 지역 라디오방송 등 이른바 '시민참여형(공동체라디오) 방송'들이 올 초 정부의 지원 중단에 따라 존폐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들 라디오방송국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0일 공동체라디오의 정규사업 전환을 확정하고 방송광고 허용 방침을 밝힌데 대해 "현행 방송출력(1W)이 유지되기 때문에 가청권이 너무 좁아 재정자립이 쉽지 않다"며 아우성이다.
22일 공동체라디오 시범사업자(8개 사단법인)들에 따르면 서울 마포와 관악, 경기도 분당 등 전국 8개 지역의 공동체 라디오방송국들은 올해 초 재정지원이 중단되자 정규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고 재방송비율을 높이며 연명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하반기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들 방송국은 월 운영비로 1,000만∼1,500만원을 사용해 왔다. 이 중 500만원은 방통위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지역단체의 찬조금, 회비 등으로 충당해 왔다. 이들 라디오방송국은 정부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로 국민 주권 방송시대를 열겠다며 공동체라디오를 당차게 출발시켜 놓았지만 정권이 바뀌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범사업자들은 방통위의 방송광고 허용으로 재정자립을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현행 방송출력이 유지되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방송권역이 주택가는 반경 약 1~1.5㎞, 도로변은 약 5㎞ 이내에 불과하다. 안병천 관악FM 본부장은 "출력을 공사장 무전기(3W 안팎)보다 못한 1W로 묶어놓고 재정자립 정도로 정규사업자를 선정한다고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출력 증강으로 가청권을 넓혀 지역에서 들리는 방송을 해야 광고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말했다. 송덕호 마포FM 편성국장 "별도의 수입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공동체 라디오를 그만두라는 것"이라며 "이번 정책으로 지역공동체와 지방자치 활성화라는 시범사업 초기의 청사진이 무색해졌다"고 반발했다.
시범사업자들은 그러면서도 7월 초 방송국 허가신청에 맞춰 생존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통위 한 관계자는 "공동체라디오가 국가방송도 아니고 소출력이지만 방송을 해보겠다고 해서 탄생한 것"이라며 "오래 전부터 정부 지원을 없애겠다고 밝혀 왔던 만큼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원이 없으면 자생이 어려운 만큼 재원조달 능력과 방송 유지 의지를 철저하게 심사해 요건을 갖춘 경우 늦어도 8월 중순까지는 방송국 허가증을 교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