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김치파이팅

한국의 맛인 김치가 몇 해 전만해도 맵고 짠 음식을 싫어하는 젊은 층의 외면으로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뻔 했다.그러나 요즘 항암·노화방지·성인병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된 후 건강발효식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김치란 말의 기원은 「채소의 소금절임」이란 뜻에서 출발한다. 침채(沈菜)→딤채→김채→김치로 변화하면서 현재의 김치로 정착됐다. 초기의 김치는 단순한 채소절임에 지나지 않았다. 12세기부터 각종 향신채류를 가미한 독특한 김치가 생겨났고 18세기부터는 고춧가루를 김치에 본격적으로 이용했다. 최근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경기회복으로 김장을 직접하지 않고 사먹는 가정이 늘고 올해 김장김치의 국내 수요는 작년보다 2배나 늘어난 3,5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업계에선 추정한다. 김치업계의 판촉 이벤트도 각양각색이다. 「김치 상품권」이 처음으로 나왔고 「김치투어」가 시작됐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문만 하면 2~3일 내에 가정으로 배달해준다. 신세대를 겨냥한 케찹김치·샐러드 김치도 등장했다. 김치와 관련된 퓨전(FUSION)음식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김치는 해외에서도 인기다. 미국·일본 등에서 건강식품으로 효과가 입증된 후 수출이 늘고 농림부가 발표한 8월 말 현재 김치 수출액도 4,641만 달러로 작년 한해 수출을 이미 앞질렀다. 그러나 김치의 발전 가능성과 가치에 비해 대접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더욱이 김치는 국적불명의 상품이 될 위기에 놓여 김치의 원조가 한국임을 아는 외국인은 아직 절반도 넘지 못하는 판이다. 최근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미국인 남녀 35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40%가 김치를 먹어봤다고 대답했으나 김치의 국적에 대해서는 48% 만이 한국이라고 응답했다. 일본이라고 말한 사람도 14%에 이른다. 홍보 부족으로 김치가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 김치는 3,500억원의 시장을 가진 어엿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들도 국내시장 못지않게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 미국인이나 일본인들의 입맛을 유혹하는 김치상품의 개발이 시급한 때다. 마침 김치의 세계화에 청신호를 알리는 희소식이 들린다. 청주과학대에서 내년에 김치식품학과를 신설한다는 것. 세계적으로 건강발효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치를 과학적으로 연구할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김치 만을 연구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김치는 우리의 맛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외화도 벌어들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상품이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햄버거 하나로 세계를 평정했다. 우리민족도 김치의 맛으로 세계를 지배할 수가 새로운 천년에는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입술을 빨갛게 물들이며 김치를 맛있게 먹고 있는 원주민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치에는 한국인의 희망이 담겨있다. 姜彰炫(생활건강부 차장)CHKANG@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