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중동지역 공사수주에 총력" <br>年300억이상 발주…주요입찰땐 진두지휘<br>경영정상화 가속 올 2,800억원 순이익 목표<br>사재털어 공부방 마련등 나눔경영도 솔선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산유국들이 앞으로 매년 300억달러 이상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동 지역 공사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이지송(66ㆍ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꿈의 나라 중동 지역에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업계의 미래가 있다며 공사수주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이른바 ‘컴도저(컴퓨터와 불도저의 합성어)’와 같은 불굴의 기질로 대형 공사수주를 진두지휘한다. 중요한 공사입찰 때는 입찰서의 세부항목을 직접 챙기고 단돈 1원까지 계산을 철저히 한다. 컴퓨터와 같은 철저한 준비와 수익성이 있는 사업은 반드시 수주한다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높은 공사를 많이 수주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이런 게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한다. 이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한다. 이 사장이 지난 2003년 7월 홍콩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 등으로 대표되는 적자공사의 폐해와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한 게 이를 말해준다. 아픈 상처를 드러내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세미나 참석자로부터 “용기 있는 모습”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다’는 탈무드 격언이 있다. 이는 기업에도 적용된다. 현대건설은 저가수주의 후유증과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99년 이후 3년간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는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2002년 192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후 이 사장이 취임한 2003년에는 785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2004년에는 1,71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2,80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등 경영정상화의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달 중 해외공사 수주금액이 2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올해 전체 목표액 20억달러를 초과 달성하는 것이다. 뼈아픈 실패가 제2의 중흥기를 맞는 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은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지역 공사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면서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올해 25억달러의 해외공사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도 성공신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이후 6,000원대에 불과한 주가가 현재는 2만5,0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 노조는 이 같은 경영정상화의 감사 표시로 이 사장과 부인에게 커플링을 선물했다. 이 사장은 태어나서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이 사장은 11억달러가 넘는 이라크 미수채권 회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라크 정부가 올해 대외 민간부채 처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채권자와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거나 국제소송 진행 등을 통해 채권확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경영정상화의 공을 국민과 직원들에게 돌린다. 대형 국내외 공사를 수주할 때마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간단한 떡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수주의 기쁨을 전직원과 나누고 임직원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보내준 국민들의 따뜻한 격려가 있었기에 오늘날 현대건설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전 직원이 온 힘을 다해 세계 속의 현대건설을 재건하는 게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또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 법무부 등 정부기관의 해외건설 수주 지원에도 감사를 잊지 않는다. 이 사장은 틈이 나면 자동차를 춘천의‘나눔의 동산’으로 돌린다. 나눔의 동산은 의지할 곳 없는 지체부자유자와 고아, 노인들을 돌봐주는 복지시설로 이 사장은 10년 동안 이곳과 사랑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적지않은 사재를 털어 공부방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같은 소금 같은 사랑을 현대건설 직원에게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말단 직원부터 임직원까지 가족처럼 챙기고 있다. 이를 통해 화합을 도모한다. 해외현장 근로자들의 가족들을 초청해 격려해주고 신입사원들의 입사식에 가족들을 참석시켜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키운다. 이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가장 존경한다고 밝힌다. 창업자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불굴의 개척자 정신을 갖고 있고 남북화해와 통일의 물꼬를 트는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는 것이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건설업은 화합이 담긴 예술" ‘건설업은 화합이 담긴 예술이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다시 태어나도 건설업에 종사하겠다고 단언한다. 건설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예술가적 혼이 담긴 사업 분야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건설업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인간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도로ㆍ다리ㆍ주택 등 구조물을 창조하는 것막?봉사하는 마음과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자세가 담겨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 사장은 특히 전 임직원이 단합하고 화합하는 마음이 있어야 제대로 된 작품이 탄생한다고 덧붙인다. 이 사장은 이러한 경영철학과 함께 인간적인 카리스마를 갖고 현대건설호(號)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의 카리스마는 독불장군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직원들을 독려하는 인간적인 얼굴을 가진 카리스마를 말한다. ‘정열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사장이 이 같은 경영철학을 갖고 있기에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있는 공사입찰만 있으면 머나먼 중동 지역을 한걸음에 달려가는지도 모른다. 이 사장은 “경영에는 왕도가 없다”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직원과 함께하는 경영이 진정한 경영자의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약력 ▦40년 충남 보령 출생 ▦63년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65년 건설부 근무 ▦76년 현대건설 입사 ▦99년 경인운하㈜ 사장 ▦2000년 경복대 토목설계과 교수 ▦2003년 2월 한양대 산업대학원 토목공학 박사 ▦2003년 3월28일~현재 현대건설 사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