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동 원유 거래를 대폭 늘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석유·가스 업체 중국석유천연가스(CNPC)의 트레이딩사업부인 차이나오일은 4월 한달간 오만과 아부다비산 원유 약 45카고(1카고=약 50만배럴)를 구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한달 동안 사들인 2,250만배럴은 전 세계 하루 원유 수요량의 4분의1과 맞먹는 규모다.
또 다른 중국 국영기업 시노펙의 자회사 유니펙도 이달 1카고 분량의 원유를 사들였다. 차이나오일과 유니펙이 이달 구입한 원유는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들의 원유 구매규모인 47카고와 맞먹거나 넘어서는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두바이상품거래소(DME) 상품 및 서비스 부문의 오언 존슨 수석은 "중국 기업들이 중동 원유시장에서 가격 결정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달에 보인 이 두 기업의 행보는 국제원유시장에서 중국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최근 수년 사이 런던과 제네바·싱가포르 같은 세계 최대 원유 중개 허브에 자체 트레이딩 데스크를 설립해 원유 가격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저유가를 틈타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성장률 둔화에도 중국의 1·4분기 하루 원유 수요는 1,050만배럴로 3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속도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