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국가유공자, 요양원 들어가기 별따기"

김을동 의원 "요양시설 경쟁률 1,000:1… 개선 시급"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과 가족을 버린 유공자들이 요양시설에 들아기 위해 1,000대1의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국권이 피탈된 지 100년인 올해는 국가보훈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가 크지만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65) 한나라당 의원은 제65주년 8ㆍ15 광복절을 3일 앞둔 12일 국가가 예우해야 할 유공자 및 보훈 혜택자 현황과 이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국가유공자들의 요양시설의 현황 조사는 한일 강제 병합 100년과 한국전쟁 60주년, 그리고 베트남 참전 46주년을 맞아 당시 조국을 위해 희생했던 유공자와 그 유족이 노년층으로 바뀜에 따라 이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진행하게 됐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생존해 있는 전체 유공자 74만여명 중 88%인 65만여명이 60세가 넘은 노년층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요양할 수 있는 시설은 3곳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오는 2012년까지 완공되는 대구ㆍ대전 요양원 2곳을 포함해도 전국에 1,000여명의 유공자와 보훈 혜택자만이 이들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전체 보훈 혜택자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이 넘는데 국가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들어가려면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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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한국의 국가유공자 보훈 수준이 사회 전체적인 수준에 비해 많이 뒤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보훈병원만 153개를 운영하고 있고 대만도 15개에 이르지만 우리는 5개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귀한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버리고 희생한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는 그 나라의 품격, 즉 국격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국가가 또다시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들에게 희생과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현재의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훈 수준을 보고 누가 스스로 목숨을 내놓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정부가 먼저 유공자에 대한 대상 및 범위 문제를 비롯한 예우와 처우 보상 등 국가 보훈제도에 대한 보다 철저한 운용과 관리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갈수록 무관심해지는 호국보훈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호응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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