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시대 도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석유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들의 발언에 따라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OPEC의 원유증산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국제유가 상승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ㆍ쿠웨이트 석유장관은 11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들이 최근의 유가급등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증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국제유가는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통제하고 있지 않으며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OPEC은 시장의 안정성과 가능한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석유장관 대행인 모하마드 알 올라임도 “시장에서 증산을 원한다면 OPEC은 증산할 용의가 있다”며 “OPEC은 책임을 지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은 이번주 말인 오는 17~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OPEC 정상회담에서 증산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OPEC은 12월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도 정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OPEC이 이번주 말 회담에서 석유공급 안정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T는 “O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47년 전 OPEC이 창설된 이후 세번째”라며 “이례적인 정상회담 개최는 최근 유가급등이 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석유장관의 발언 이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1.33% 떨어진 95.04달러까지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