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퍼들의 무덤' 최후의 승자는?

136회 브리티시오픈 19일 개막<br>전장 60야드 늘고 난이도 높아져… 강풍·폭우·햇살 반복 날씨도 변수<br>최경주, 우즈 등과 우승후보 부상… 양용은·이동환도 코리안 파워 기대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커누스티골프링크스(파71ㆍ7,421야드) 14번홀. 514야드의 파5홀인 이곳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128야드를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3번째 샷을 날렸다. 보통 때면 피칭웨지를 잡아도 넉넉한 거리였지만 볼은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어이 없는 표정의 우즈. 브리티시오픈은 올해도 이렇게 연습라운드 때부터 선수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1860년 시작돼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이며 세계1ㆍ2차대전으로 12차례 치러지지 못해 올해로 13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19일부터 나흘 동안 펼쳐진다. 이미 다섯번 브리티시오픈을 치렀던 커누스티골프링크스는 가장 최근인 지난 99년 우승 스코어가 6오버파로 치솟았던 곳이다. 당시 우즈는 10오버파나 쳤지만 7위를 했고 필 미켈슨과 비제이 싱이 컷 탈락했으며 19살이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첫날 89타를 치고 어머니 품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장 방드벨드가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는 바람에 연장전에 나섰다가 패했던 그곳이다. 올해는 전장이 60야드 더 늘었고 난이도도 높아졌다. 페어웨이 폭은 가장 넓은 곳에 28야드밖에 되지 않고 일단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무릎까지 오는 거친 잡초가 무성하며 곳곳에 깊고 좁은 항아리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선수들은 99년 당시 78.31타였던 평균 스코어가 더 올라갈 것이라며 볼멘소리들이다. 오전에는 강풍과 폭우가 몰려들지만 오후에는 강한 햇살이 비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도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때문에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56명 중 5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 나서는 한국 선수들도 우승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최근 세계랭킹 12위에 오른 최경주(37ㆍ나이키 골프)는 대회 주최 측에서도 주목하는 우승 후보다. PGA투어에 입문하기 전인 98년부터 출전하기 시작, 올해로 8번째 브리티시오픈에 나서는 최경주는 지난해는 컷 통과에 실패했으나 올해는 시즌 2승을 거둔 덕에 자신감이 충천해 있다. 그는 19일 오후3시36분 데이비드 하웰, 리처드 스턴 등과 티오프한다. 유럽투어에 진출한 양용은(35ㆍ테일러메이드)과 일본투어 미즈노오픈 우승으로 출전권을 얻은 이동환(20ㆍ고려대), 역시 일본투어 시드로 참가하는 이승호(21ㆍ투어스테이지), 예선을 통과한 호주 교포 이원준(22ㆍLG전자) 등이 최경주와 함께 한국 골프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해 공동 11위로 브리티시오픈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을 냈던 허석호(34)는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우즈는 19일 오후5시9분 99년 이 대회 우승자인 폴 로리, 저스틴 로즈와 경기를 시작한다. 한편 SBS골프채널은 이 대회를 1ㆍ2라운드는 오후5시부터, 3ㆍ4라운드는 각각 오후6시와 7시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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