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역전까지는 아니었다

제10보(143~167)



흑43은 상변의 백대마더러 어서 한 수 들여서 살라는 일종의 협박이었다. 그러나 이창호의 수읽기에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 상변쪽 백대마는 완생형이었던 것이다. "이창호가 너무 달콤한 구상을 하고 있었어요."(윤현석) 이창호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가상도는 참고도1의 백1로 살 때 흑2로 붙여 항복을 받아내는 그림이었다. 백3이면 흑4 이하 10으로 백진이 쑥대밭이 된다. 그러나 '역습의 달인' 강동윤은 이창호의 주문을 보기 좋게 일축하고 포인트를 한껏 따내게 된다. 백44 이하 48로 중앙을 기분좋게 지키니 바둑이 갑자기 미세해졌다. 흑43으로는 참고도2의 흑1로 하나 젖혀두고 흑3으로 침투하는 것이 가장 알기 쉬었다. 백4의 차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흑5, 7의 수단이 있으므로 흑에게 별로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긴 바둑을 지켜내는 데는 세계제일인 이창호였는데 최근에는 그 정교함이 많이 떨어졌어요."(윤현석) 오늘도 또 역전패를 당하는 것 아닌가 해서 검토실이 잠깐 술렁거렸다. 그러나 흑이 다소 손실을 입긴 했어요 역전은 아니었다. 흑67을 보자 강동윤이 돌을 던졌다. 이것으로 1승1패. 제3국은 이창호의 일정 때문에 2주일 뒤로 연기됐다. 이창호가 후지쯔배 결승전을 위해 일본에 다녀와야 하는 것. 지난 일이므로 그 대국의 결과를 밝히자면 이창호는 박영훈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쳤다. 167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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