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회담 개막 열흘을 넘기며 참가국들의 공통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피로 누적’과 ‘탈진’이다.
회담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별 성과물 없이 ‘암초’에 부딪치면서 외교관은 물론 보도진도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회담 당국자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일 수시로 거듭되는 공개ㆍ비공개 양자회담과 수석대표 회담으로 피곤해진 당국자들은 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역사적인 일을 하는 것”이라며 자위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막판 암초에 당황해 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한 당국자는 “본국 훈령을 받느라 한숨도 못자서 피곤하다”며 “집에 가서 원 없이 잤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보도진도 매한가지. 회담이 시작되기 이틀전인 지난 24일에 중국 베이징에 도착, 12일째를 맞는 각국의 보도진은 일주일의 취재일정을 예상했으나 회담이 지지부진 해지자 비자를 연장하면서도 ‘끝없는 미궁’에 걱정하고 있다. 지난 2일에 4차 초안이 발표, “타결 가능성이 있다”는 회담 고위당국자의 브리핑 직후 ‘드디어 막을 내린다’고 타전했지만 북한의 막판 수정안 거부로 기대는 하루 만에 물거품으로 변했다. 피로가 누적된 보도진 가운데 일부가 본국으로 돌아가 브리핑장에도 빈자리가 조금씩 늘고 있다.